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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진 대표 Feb 21. 2020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중국 외식업의 코로나19 대응법

#만나통신사 #중국 #외식업 #코로나19 #대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장 큰 직격타를 맞고 있는 업계, 단연 외식업입니다. 식사를 함께 하는 모임이나 약속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적이는 장소를 피하다 보니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인데요. 남방일보에 따르면 광저우에서는 아예 ‘외식 금지령’을 내리고 식당과 카페 등 요식업체의 매장 서비스를 중단시켰다고 합니다. 

외식금지령이 내려진 광저우 관련 기사, 출처: https://news.pchouse.com.cn/

코로나19로 인한 손해는 대형 업체들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중국 최대 식당 체인 중 하나인 시베이요멘춘(西贝莜面村)는 최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90% 가량 급감했으며, 자궈룽 시베이 회장이 “3개월 동안 버틸 수 있는 현금밖에 없다”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훠궈 체인점인 하이디라오(海底捞)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전체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원래는 1월 말 까지만 영업을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점점 악화돼서 부득이하게 20일 동안 매장 문을 닫은 것인데요. 중국의 한 기관에서는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이 약 50억 4000만 위안(8527억 176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외식업계에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우리보다 몇 배는 더 심각한 상황의 중국을 보며 우리의 미래를 예상하고 준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중국의 사자성어 및 속담으로 풀어보겠습니다. 



杜漸防萌 [두점방맹]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시초를 막아
후환이 없게 하다


많은 업체들이 애초부터 고객과의 접촉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언택트 (Untact)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비접촉 픽업과 배달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모바일 어플이나 매장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고, 매장 안에 정해진 장소에 놓아두면 고객이 찾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피자헛, KFC,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얌차이나도 비접촉 배달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미리 약속된 장소에 배달원이 주문한 제품을 놓고 밀접 접촉 거리(2m) 뒤로 물러서면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출처: 新浪广东 gd.sina.com.cn


특히나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 발생 초기 신전 지역에서 배달원이 감염되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배달원과 음식을 만들고 포장한 직원의 체온이 정상이라는 증명서를 소지한다고 하네요. 중국의 대표적인 배달 어플 '메이투안'(Meituan)은 픽업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플 사용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원이 음식을 놓고 갈 수 있는 위치를 지정하는 것이죠. 배달원이 돌아가고 나면 고객이 나와서 픽업해간다고 하네요. 


중국 배달 1위 플랫폼인 메이퇀 어플에서는 배정된 배달 기사의 체온을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뿐만아니라 나에게 배달오는 배달기사의 현재 체온이 실시간으로 보이기도 하고합니다. 디지털을 통해 고객에게 안심을 주기위한 배달앱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 언택트 서비스는 ‘불편한 소통’ 대신 ‘편한 단절’을 택하는 소비자 층이 증가함에 따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무인화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던 추세였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언택트 서비스 확산 속도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 셈입니다. 


“一方有难, 八方支援 [일방유난, 팔방지원]
한 곳에 어려움이 생기면 사방에서 돕는다”


모두가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 함께 협력하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지원을 해주는 훈훈한 모습도 외식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력 문제 해결 위한 기업 간 직원 공유 

일반 식당과는 반대로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들은 쏟아지는 주문들로 오히려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에 알리바바 산하의 식선식품 플랫폼인 ‘허마셴성(盒馬鮮生)’의 주도로 직원공유 시스템이 시작되었는데요. 음식점 영업 중단으로 인해 쉬게 된 직원들을 기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을 시작으로, 현재 음식점 체인 시베이(西貝)와 음료기업 나이쉐(奈雪) 등 30여 개 요식업체가 협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베이의 자궈룽 회장은 허마셴성에 임시로 직원 1천 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존 음식점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 수 있고, 신선식품 플랫폼은 인력부족을 해결할 수 있으니 서로가 서로를 돕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덧붙여 임시 지원 인력들의 수입은 허마셴성과 동일하게 지급될 예정으로, 협력 업체와 임금을 정산하면 업체가 직원에게 지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서는 기업 간 직원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임대료 감면 • 대출 상환 연기로 상생(相生) 

매장을 가지고 있는 식당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임대료나 가맹비 등 매달 나갈 수 밖에 없는 고정비 일텐데요. 이에 베이징 시가 중소기업 지원책으로서 중소기업 및 영세 상인을 대상으로 건물 임대료와 오수 처리비, 도로 점유세 등의 비용을 감면해주기로 했습니다. 금융업체들도 대출 상환을 연기해주는 등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하네요. 몇일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전주시의 주요 상권 건물주들이 상가 임대료를 10%에서 20%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뜻을 모아 힘을 주는 만큼 이번 위기도 무사히 넘어가면 좋겠네요. 


“暗中摸索 [암중모색]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

당장은 막연한 상태지만 해법을 찾아내려 하고, 힘든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외식업체들도 보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는 하이디라오입니다. 훠궈를 판매하는 식당인 만큼 메뉴에 필요한 다양하고 신선한 야채들이 있지만, 매장 문을 닫으니 그대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재료들이죠. 이 재료들을 소진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으로 판매하는 대책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매장 앞에서 야채를 나열해두고 판매하는 수준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제대로 된 플랫폼을 따로 구축해 놓은 것이 인상깊습니다. 이 플랫폼은 추후에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집에서도 하이디라오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것은 하이디라오가 야채 판매를 온라인을 통해서 시작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닙니다. 이것보다 중요한것은 하이디라오가 이 야채를 판다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을 소비자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라는 노출 방식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하이디라오의 소식을 들은 것은 저의 '위챗 모멘트(카카오톡의 채널)'를 통한 접근이었습니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저와 하이디라오 브랜드 간에 연결된 접점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위챗이든, 카카오든, 페이스북이든 관계없습니다. 제가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매장의 소식을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는 통로가 있었고, 그것이 저의 관심을 일어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점에서 중요한것은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연결.  고객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연결 채널을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혹시 그런 연결 채널을 가지고 계신가요?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나,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이 우리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이 있을까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카카오가 많이 발전되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카카오 채널을 만들 수 있고, 카카오의 스토어 기능을 활용하면 누구나 자신의 HMR, PB 상품을 온라인 상에 올려두고 팔 수 있습니다. 대기업만 할 수 있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닙니다. 오프라인을 통해 만든 고객과의 접점을 온라인으로도 이어와 추가 매출을 만들 수 있다면. 단지 매장에서 고객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이디라오 처럼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준비되어있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준비를 반드시 해가시길 바랍니다.


사자성어와 함께 알아본 중국 외식업의 코로나 대응법, 어떠셨나요? 끝으로 전해드리고 싶은 사자성어는 ‘萬事亨通 [만사형통]’, 지금의 사태도 모두 무사히 지나가고 모든 일이 뜻한 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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