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만능 단어 : <Come on>

<나는 멜버른의 상모 버스커>

by 김정배

내가 버스킹을 하며 제일 많이 사용했던 표현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둘도 없이 <Come on>이라는 단어를 선택할 것이다. 이 단어에는 최소 세 가지의 뜻이 있었고, 나는 “컴온”이라는 단어가 주는, 그 특유의 편안함이 좋았다.


물론, <Come on>이라는 단어는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친한 친구에게처럼 허물없이 편한 자리라면, 언제 어느 상황에도 쓸 수 있는 만능 해결 단어처럼 내게는 느껴졌다.


<Come on>이 가지고 있는 첫 번째 뜻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이리 와(서 합류해).”라는 의미이다. 나의 공연에 박수를 치며, 호응해주는 관객분들에게 이 두 음절을 건네면, 그분들은 마법같이 나에게로 와 함께 춤을 춰 주셨다.

간혹 관객분들이 나의 부름에 부끄러워하며 머뭇거린다면, 나는 다시 한번 “Hey~ come on”이라고 말을 꺼냈다. 대신에, 이 때는 무조건 come은 고음으로, on은 땅이 꺼질듯하게 저음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면 <come on>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뜻, “왜 그래, 장난치지 마.”라는 표현이 발동된다. 그러면 관객분들은 나의 넉살에 못 이기는 척,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오셨다.

그렇게 나의 관객분께 상모를 씌우고, 상모를 돌리는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상모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이때, 나는 다시 <come 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대신에 이 때는 두 음절 모두 힘을 빡 주어 내뱉어야 한다. “Hey~ Come on! You can do it. (조금만 더 힘내!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러면 나의 관객분들도 나의 격려에 힘입어 온 몸으로 상모를 돌렸다.

버스킹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내가 시도 때도 없이 <come 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나의 외국인 친구들은 나의 별명을 <컴온보이>라고 지어 주었다. 그리고는 내가 껴있는 자리에서마다, 마치 개그맨의 유행어마냥 나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come on>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웃고 떠들 수 있었던 그때가 재미있었다. 나의 한 대만 친구는, 가끔씩 그때 그 시절의 나의 목소리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곤 한다. 그러면 나는 두 단어를 녹음하여 메시지로 보낸다.
“Hey, come on~ (여보세요, 선생님. 저와 지금 장난치시자는 거죠?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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