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가 다음으로 찾은 별은 사진가의 별이었다.
사진가는 카메라를 자신의 얼굴에 바짝 갖다댄 채, 바닥의 꽃을 찍고 있었다. 어린 왕자가 보기에 사진가의 모습은 제법 우스워보였지만, 또한 제법 진지해 보이기도 하였다.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는 중이신가요?”
“나는 지금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다.”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이나 방법이 따로 있나요?”
“응, 있고 말고. 다른 무엇보다도,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해.”
”애정이요?”
”응, 애정.”
”.......”
”만약 네가 싫어하는 사람의 사진을 찍게 된다면 너는 그 사진을 어떻게 찍겠니? 어떻게든 그 사람의 사진을 잘 찍어줘야겠다 마음먹고 열심히 찍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거야. 열심히 찍어야겠다는 마음이 없으니, 그 사진도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을거야.
하지만 네가 사진을 찍어야 하는 그 대상에 네가 애정의 마음이 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지게 되지. 카메라의 줌인렌즈를 당겨서 찍는 것 보다는, 네가 직접 한 발자국 그에게 다가가게 될거야. 사람들은 누구나 그래. 아니, 그건 아마 동물들도 다 그럴거야.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그 존재를 자신의 코 앞에다 갖다놓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게 될거야. 매일 조금씩 그와 가까워지려고 하겠지.”
”......”
”카메라에 피사체를 담는다는 건, 기술적인 방법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란다. 그것은 오히려 누군가를 나의 마음에 담는다는, 인문학적 사유에 가까운 것이란다.
사진 속 피사체는 빛의 세기나, 찍는 각도, 빛의 노출 정도, 렌즈의 종류, 역광 등의 요소등에 의해 언제나 왜곡될 수 있어. 비록 사진 속에 담긴 피사체는 상황에 따라 어떻게든 왜곡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피사체를 향한 사진가의 애정만큼은 결코 왜곡되지 않는단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도, 돋보기로도, 카메라 렌즈로도 볼 수 없어. 그것은 오직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거야.”
어린 왕자는 사진가의 별을 떠나며, 그가 건넨 이야기들을 되뇌였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어.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을 뿐이야. 그리고 내가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면 카메라의 줌인렌즈를 당겨서 사진 찍기 보다는, 그에게 직접 한 발자국 다가가서 바라보아야해. 그래, 그와 내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그를 내 쪽으로 당길 것이 아니라, 내가 그에게 한발 더 다가가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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