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별에는 늘 꽃잎이 한 겹뿐인 소박한 홑꽃들이 있었어요. 그 꽃들은 자리도 별로 차지하지 않고 누구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어요. 아침이면 풀 사이로 올라왔다가 저녁이면 스러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서 왔는지 모를 씨앗 하나가 어린 왕자의 별에 싹을 틔웠어요. 어린왕자는 다른 꽃들과는 전혀 다른 자그마한 가지를 주의 깊게 관찰했어요. 어쩌면 새로운 종류의 바오밥나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어린 왕자는 며칠이 지나 그 가지가 어느 나무의 가지인지 알 수 있게 되었어요.
*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구나?
너는 작은 도토리 한 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구나?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숨 쉬고 있구나?!
그래,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분명 너의 때가 오고 있는 중인 거야!”
*박노해 님의 시, <너의 때가 온다>를 어린왕자 분위기에 맞게 각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