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에는 전 세계의 음식이 다 있다

by 김정배

멜버른은 정말이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하나의 지구촌 도시이다. 한국, 베트남, 태국에서 온 아시아 사람들 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남미 사람들과 프랑스, 스위스의 유럽 사람들, 그리고 이란, 카타르의 중동 사람들과 미국, 캐나다의 북미 사람들까지, 내 기억으로는 아프리카 출신 친구들만 빼고는 멜버른에서 전 세계, 전 대륙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본 것 같다.

문화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서로 자라온 환경은 제각기 다르지만, 문화라는 매개체 하나로 전 인류는 서로의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를 테면, 소설과 영화, 음악이라는 매개로 공통된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고, 스포츠와 패션 등의 주제를 통해 서로의 취미와 취향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데이트를 할 때 맛집 탐방을 다니는 것처럼, 나 역시 멜버른에서 새로운 외국인 친구를 만나게 되면, 전에 가보지 않았던 새롭고 이국적인 음식점을 찾아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고는 했다.


이를 테면, 친한 일본인 친구와 그리스식 레스토랑에서 저녁 약속을 잡는다. 그러면 그리스식 샌드위치와 그리스식 요거트를 먹은 이 일화를 바탕으로, 새로 만난 외국인 친구와의 대화 주제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이 새로 만난 친구와는 멕시코식 레스토랑에서 타코(멕시코 전통음식)를 먹기로 저녁 약속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멜버른을 돌아다녀 먹어본 음식이, 스페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브라질, 터키 등의 음식점이다. 멜버른에는 참으로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또한 참으로 맛있는 음식들 역시 많이 있다. 그게 참 좋았다.


H라는 일본인 버스커 친구와 인도식 뷔페에 갔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아는 인도음식이라고는, 한국에서 먹었던 카레라이스 밖에 없었기 때문에, 카레에 난(밀가루 빵)을 찍어 먹는 식당 풍경이 제법 신기하였다. 간혹 백인의 얼굴들이 보이기는 하였지만, 식당을 방문한 사람의 대부분은 인도 사람들이었다. 특히나, 동아시아의 얼굴을 가진 사람은 나와 H, 단 둘 뿐이었다. 호주에서 이미 몇 개월을 살며, 이국에서의 생활에 거의 다 적응했노라고 생각했었지만, 이 곳 인도 식당에서의 식사는 말 그대로 너무나 이국적이고 낯설기만 하였다. 탄두리 치킨이며, 라씨며,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들에 나의 뷔페 접시는 쉴 줄을 몰랐다.

멜버른에 전 세계의 음식이 다 있다는 이야기는, 멜버른에는 한국 음식점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음식을 하나만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마치 한국문화 홍보대사라도 되는 양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그들을 삼겹살집으로, 양념통닭집으로, 그리고 돼지불백집과 부침개 집으로 부지런히 데리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재미있는 게, 멜버른 시내에 내가 자주 가던 돼지국밥집과 곱창전골집이 있었는데, 이 집들은 호주에서도 구하기 힘든 정구지(부추)며, 곱창들을 어디서 어찌 그리 잘도 구해오시는지 식당을 찾을 때마다 신기하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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