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보테로의 <지진>
한 밤의 갑작스러운 지진에 도시의 모든 건물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한 여인은 두 팔을 벌려 도움의 손길을 바라나, 그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는 이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이 급박한 상황의 와중에도 교회 종탑의 종은 뎅뎅거리며 아름다운 화음을 자아내고 있고, 밤하늘의 별들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아름답게 비친다. 재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기만 한 새벽 2시 25분의 콜롬비아 대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