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부터 정신 없었던 첫 날. 그래도 바다는 예뻤다.
아이 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과연 ‘쉼’이 될 수 있을까
출발 전엔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한 달 동안 일본의 작은 도시들을 천천히 살아보자고
남편과 함께 용기 내어 결정한 여정.
그 첫 시작은 미야자키였다.
아침 6시, 아이들을 깨우고 정신없이 짐을 챙겼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치고,
카페에서 급하게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
둘째는 이유식과 바나나 한 개를 뚝딱.
일찍 일어났는데도, 아이들 표정엔 설렘이 가득했다.
뭔가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듯했다.
우당탕탕,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니
금세 미야자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작고, 연휴가 끝난 뒤라 한산하고 조용했다.
숙소로 가는 택시 안, 그제야 곯아떨어진 첫째.
창밖 풍경은 제주도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달랐다.
둘째는… 왜 이렇게 신이 난 건지
내 팔을 계속 깨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호텔에 도착해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었을 때,
비로소 숨이 놓였다.
초록빛 나무들로 가득한 숲과 멀리 보이는 파란 바다.
‘아, 우리가 정말 미야자키에 왔구나.
이제부터 짧지만 진짜 같은 시간이 시작되는구나.’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나갔다.
따뜻한 바람과 곳곳에 핀 꽃들 때문인지
미야자키의 바람에서는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간단하게 저녁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오고,
아이들을 씻기고 나니 피곤해 잠들 줄 알았건만—
눈이 초롱초롱.
빠른 육퇴를 꿈꿨지만, 그 기대는 슬며시 접어야 했다.
그래, 너희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한 첫 여행 날이지.
신나게 보내고 싶겠지.
맞아, 육아라는 건 늘 그렇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거였지.
나는 또 아이들과 투닥거리며 잡으러 다니고,
싸움 말리고, 혼내기도 하고,
또 어느새 다 함께 깔깔 웃기도 했다.
그냥, 그렇게
소소한 하루가 흘러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