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NO커피 챌린지에 임했다. 아메리카노든 라떼든, 카페인이 들어간 것은 일절 마시지 않는 챌린지다. 챌린지를 얼마나 지켰나 계산해 보니 80%가 나와서(=31일 중 NO커피 25일),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집중력이다.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커피를 마셨을 때만큼의 각성은 느낄 수 없게 되었지만, 피로가 급격히 몰려오는 현상도 함께 사라졌다.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셨을 때는 집중력이 [120% → 60 → (커피복용) → 120 → 60]과 같이 널뛰었다. 하지만 마시지 않을 때는 [100% → 90 → 80 → 70] 같은 완만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120%까지 나오지 않는 대신 안정적으로 되었다.
카페인의 효과에 대해 몇 가지 조사를 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 커피 속 카페인이 몸속의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호르몬과 결합한다. 아데노신은 사람이 피곤함을 느끼게 해주는 센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카페인이 이를 방해함으로써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준다.
문제는 피곤함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카페인 효과가 휘발되고 나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아 졸려, 당 떨어져' 상태를 만들어낸다. 이는 몸에게 큰 부담을 준다. 절대 자연스러운 리듬이 아니다.
나는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저런 툴을 시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노력을 전부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NO커피 챌린지가 효과적이었다. 결국 도구의 종류보다 '내가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 컨디션인가'가 핵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최상이면, 결과물의 양과 퀄리티도 그만큼 올라간다는 간단한 원리다. 덤으로 커피 살 돈도 아낄 수 있고.
나는 일단 커피를 마셔주어야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같이 커피를 마시니까 커피를 반드시 마셔야 하는 몸으로 변해있었던 것뿐이다. 마시지 않으면 마시지 않는 대로 몸은 적응한다. 그리고 약물 없는 자연적인 상태가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