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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Sep 03. 2023

이모지 리액션이 너무 강력함

거의 8년 전, 슬랙의 이모지 리액션 기능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 신기하고 기뻤다. 굳이 텍스트로 회신할 것까지 없는 메시지에 반응할 수단이 생겨 좋았다.


이제는 슬랙뿐만 아니라 카톡이나 디스코드 등 어떤 메신저를 쓰더라도 이모지 리액션 기능이 있다.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모지 리액션이야말로 수많은 IT 노동자들을 구원한 기능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료 디자이너가 "A시안으로 진행할게요"라는 슬랙 메시지를 올렸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이라면 "확인했습니다"라는 확인 텍스트를 치겠지만, 모바일 시대가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점점 귀찮아졌다. 키보드를 치는 것도 그렇고, 어떤 말투로 답변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언젠가부터 그냥 회신을 안 해버리는 경우가 늘어났다.


A시안에 대해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면 오해의 가능성이 싹을 튼다.


A시안으로 진행

"어?! A시안으로 진행하면 안 되는데?!"

"어제 하루종일 반응 없길래 OK 하신 줄 알았죠"

"어제는 병원 다녀오느라 확인을 못했어요"


...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설령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더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라는 의혹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상태는 불편하다.


반응 없이 방치되는 메시지는 제삼자들도 불편하게 한다. 제삼자가 A시안에 대한 대화를 읽었을 때


'A시안으로 하겠군'

'A시안이 승인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군'


... 이라며 해석이 갈린다.


오해의 가능성을 크게 줄여준 것이 이모지 리액션이다. 손가락 두 번만 튕기면 반응해 줄 수 있어 귀찮지 않고, 모두가 그 정확함에 안심할 수 있다. 거기에 다채로운 이모지를 통해 감정과 정보를 둘 다 표현할 수 있으니 기가 막히다. 처음에는 이모지 리액션만 다는 것이 (성의 없어 보일까 봐) 망설여졌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필수 도구다.


멋진 메시지에는 좋아요와 하트를 덕지덕지 달아주어 기쁨을 듬뿍 표현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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