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Drummer), 드리머(Dreamer)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지만 드럼은 특히나 연습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연주했을 때 큰 민폐를 끼친다. 아니 큰 민폐를 끼치고 싶을 때 생각나는 악기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옆집에서 접시 깨지는 소리가 한두 번도 아니고, 1초에 한 번씩 울려 퍼진다고 생각해 보라(bpm이 더 높아지기라도 한다면...). 게다가 양 발도 사용하기 때문에 진동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쪼록 총체적 난국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집에 드럼을 들여놓을 순 없다. 더군다나 이제 막 배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 취미를 얼마나 지속할지도 모르고, 그렇기에 쉽게 돈을 쓰기가 꺼려진다. 임시방편으로 왼쪽 허벅지를 하이햇, 오른쪽 허벅지를 스네어 삼아 연습을 해볼까 했다. 실제로도 몇 번 해 봤다. 그러나 드럼 스틱으로 허벅지를 죽자고 때리고 있으니 왠지 '드럼 연습 = 나에게 벌주는 일'로 느껴져서 찜찜했다. 와중에 스네어가 자꾸 킥 연습한답시고 움직거리는 것도 거슬린다.
그렇다면 실제 드럼보다는 현실성 있고, 허벅지를 때리는 것보다는 안 아픈 방법은 없을까? 현실적으로 우리가 '집에서' 드럼 연습을 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을 것은 무엇일까?
사실상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지만 이걸 실행하고 싶다면 충분한 머니와 다른 모든 인프라를 포기할 드럼이즈마이라이프의 굳건한 심장부터 가져야 할 듯하다.
실제 학교에서 드럼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서 종종 사용하시는 걸 봤다. 아마 가볍고 말아서 보관이 가능하기에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전자 드럼이기 때문에 청음기기를 연결하면 드럼 소리를 구현해 준다. 단점은 일단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정확한 자세 연습이 어렵다. 특히나 킥도 손으로 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드럼으로 연습할 때보다 헷갈릴 수 있다.
따라서 실리콘 전자드럼은 '각 탐과 심벌 사운드의 조화 익히기, 간단한 복습'을 하려는 사람에게 적절할 것 같다. 그리고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용이할 듯하다.
연습실에 있는 드럼셋 세 대 중에서 한 대는 전자 드럼이다. 직접 써 보니 장단점이 정말 뚜렷하다. 장점은 집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것. 물론 소음방지 패드를 두껍게 깔아야겠지만 헤드셋을 끼고 치니 밖에서는 둔탁한 소리밖에 안 들린다. 그리고 리얼 드럼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아 연습할 맛이 난다. 이외에도 '전자 드럼과 리얼 드럼의 차이'에 대해 별도의 글로 분석해 볼 예정이다.
단점은 가격 차이가 심하다. 위의 롤랜드 전자 드럼은 3백만 원인데 비해 삼익악기의 경우 4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이나 부피를 고려하면 여러 대 사서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가격대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색을 많이 오래 해야 한다.
전자 드럼은 '드럼을 오래 취미로 유지하며 학원보다는 집에서 연습하는 것이 편한 사람'에게 유용할 것 같다. 솔직히 나도 갖고 싶어서 중고도 알아봤다. 1년 이상 꾸준히 한다면 구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방송을 위해 많이 구매한다는 방음부스. 작은 원룸의 화장실 정도 크기이기 때문에 집이 넓지 않아도 설치가 가능하다. 정말 드럼에 진심이라면 말이다. 방음부스는 그냥 개인 연습실을 만드는 것과 같기에 대략 2년 이상 매일 사용할 계획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다만 우리가 치려는 것이 드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저렴한 방음부스는 드럼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 그런 방음부스라면 전자드럼을 써야 하는데, 그럴 거면 사는 이유가 없다.
따라서 '리얼 드럼을 거리낌 없이 치고 싶으며 공간적, 경제적 투자를 아끼지 않을 사람'들은 방음부스(와 리얼 드럼)를 추천한다.
드럼 연습 패드는 장점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필요한 요소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스트로크 연습만 하고 싶다면 기본형, 킥이 잘 안 된다면 페달형, 곡 위주로 연습을 한다면 세트형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저렴하다. 기본형은 5만 원 내에서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고 세트형이라 해도 20만 원 내외이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은 소리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고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원하게 울리는 소리를 상상하며 둔탁한 소리를 견디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장 연습이라는 목적에 최적화되어 있으므로 '박자 연습을 확실하게 하고 싶거나 시간 날 때 잠깐이라도 연습하고 싶은 사람'들은 드럼 연습 패드를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집에서 연습하기가 힘든 경우, 사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아직 선택지는 있다. 첫째, 연습실을 대여하는 것이다. 한 달 정기권이나 시간제 모두 예약 가능하니 자주 다니는 동선에 드럼 연습실이 있는지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어차피 독학할 게 아니라면 레슨을 받아야 할 텐데, 연습실을 보유한 학원이라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연습실 사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연습 패드를 구매할까 하다가 마침 학원에 등록하게 되어 매일 한 시간씩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하고 있다. 학원을 고르는 기준도 나중에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