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https://youtu.be/cv7NA86GauQ
원래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유튜브 알고리즘에 옛날 드라마들이 걸려 들어올 때가 많다. 그러면 호기심에 한번씩 보곤 한다. TV손자병법, 영웅시대, 상도, 그들이 사는 세상, 풀하우스 등등
요즘엔 TV손자병법과 영웅시대가 많이 뜨는데..
다른 드라마에 비해 참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삼십년 전을 가장 알기 쉬운 건 몇 줄 텍스트가 아니라 그 시대의 드라마이다. 그런 의미에서 TV손자병법은 큰 의미가 있는데, 우리나라 오피스 드라마의 시조나 다름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1991년 6월에 방영된 '산다는 게 뭔지' 편을 쉬엄쉬엄 보고있다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승진을 위해 이것저것 힘쓰고, 자리에서 비껴나 터진 김밥 옆구리의 밥알같이 버려지는 신세도 그렇고, 의미없는 쳇바퀴 속에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월급쟁이의 삶까지.
IMF 이후 고용환경이 급변하고 이십여년 동안은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런 변화의 끝에 현재는 해고가 어려운 시대라고들 이야기하고는 한다. 실제로 미국처럼 바로 해직하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많은 리스크를 껴안아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슬슬 고용 유연성의 필요성에 많은 기업, 심지어 근로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줄어드는 인구보다 더 빨리 줄어드는 직업의 숫자, 애매한 위치에서 도태당하고 있는 대다수의 직장인과 그런 직장인을 고깝게 보는 분위기, 무능한 상사를 건너 뛰고 싶은 유능한 신입들 등.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과거와 미래는 서로가 서로를 물고 늘어지는 톱니바퀴와도 같다. 어쩌면 드라마 속 모습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일지도 먼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많은 것이 바뀌긴 할 것 같다.
물론 드라마가 만들어진 33년 전과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본질은 달라지지 않은 듯도 하다.
월급쟁이의 쳇바퀴와 의미없는 의미부여.
산다는 게 뭔지,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