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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지는 방법

2025.2

by 만수당

세상에 이기는 법도 많지만 지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무조건 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병법에서 유래된 '교병필패'와 '경적필패'가 그것이다.

교병필패驕兵必敗는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진다는 의미이고
경적필패輕敵必敗는 적을 가벼이 하면 반드시 진다는 의미이다.

보통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고 실제로도 같은 의미이지만 주체가 '나'와 '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내가 강하고 굳세면 자연스레 내 힘만을 과신하게 된다.
항우가 그랬고 여포가 그랬다.
그 들은 자신의 힘을 믿고 남의 말을 듣지 않아 결국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스스로의 성공경험과 뛰어난 능력으로 교만에 빠지면 결국 지고야 만다.

적을 가벼이 여길 때도 마찬가지다. 적의 세력이 미약하다고 해서 가벼이 여기다가는 어떤 변수에 허를 찔릴 지 모른다.
관도에서의 원소가 그러했고 적벽에서의 조조가, 이릉에서의 유비가 그러했다.

재밌는 것은 실패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관도에서 원소는 조조를 얕보다가, 적벽에서 조조는 유비(+손권)를 얕보다가, 이릉에서 유비는 손권을 얕보다가 천하로의 꿈을 잃어버렸다.

적을 가벼이 여기면 어느 순간에든 최선의 역량을 다하기 힘들다.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지만 적을 가벼이 보는 리더는 대수롭지 않게 시장에서 상대하려다 큰 코를 다치고 만다.

서로의 역량이 그 어느때보다 투명하게 보이는 때이다. 그러다보니 교병과 경적의 우를 범하는 리더가 많다. 사사로운 관계부터 경영, 국가에 이르기까지 교병과 경적은 늘 삼가고 조심해야한다.

안개가 짙은 아침이다. 눈에 불을 켜고 더 멀리, 깊게 내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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