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사피엔스』가 던진 질문 하나

by 이승헌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던 날, 『사피엔스』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이 책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차갑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이해’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라는 존재의 뿌리를 더듬는 여정




『사피엔스』는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 사회까지


방대한 역사를 세 가지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냅니다.



1. 인지 혁명 – 이야기의 힘으로 살아가는 존재


사람은 언제부터 사람이었을까요?


『사피엔스』는 인간이 '현실을 넘어서 상상할 수 있게 된 순간'을


진짜 인간의 시작이라 말합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신화, 종교, 국가, 기업, 심지어 인권까지도


사실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집단적으로 믿는 허구입니다.


그 허구가 우리를 연결하고, 협력하게 하고, 나아가게 합니다.



"대규모로 협력하는 능력은 허구를 믿는 능력에서 비롯되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내가 믿고 있는 ‘현실’은, 정말 진짜일까?


그저 모두가 믿기로 약속한 이야기 속을, 나는 너무 진지하게 살아온 건 아닐까?




2. 농업 혁명 – 풍요의 얼굴을 한 감옥


인류는 떠돌이 수렵채집 생활에서 벗어나


곡물을 심고, 가축을 키우며 정착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문명의 시작이라 배워왔죠.


하지만 『사피엔스』는 그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우리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밀이 우리를 길들였다."



풍요는 노동을 낳고, 소유는 불평등을 낳습니다.


하루 몇 시간 자연 속에서 유유히 살던 사피엔스는


이제 하루 12시간 땅을 일구며 살게 됩니다.


도시가 세워지고, 국경이 생기고, 전쟁이 시작됩니다.




책은 우리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그렇게 발전해서,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




3. 과학 혁명 – 모든 걸 알아도 마음은 불안한 시대




500년 전부터 시작된 과학 혁명은


인류가 자신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는 계기가 됩니다.



우리는 별을 이해하고, 세포를 조작하며, AI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전에 없던 지식과 힘을 갖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더 만족스러워진 것은 아니었다."


지식은 쌓였지만, 마음은 더욱 공허해졌습니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인간성은 퇴보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너머에도


이 책의 질문은 조용히 흘러나옵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잊히지 않는 문장들 – 가슴 속에 남은 몇 줄의 질문




책을 읽다가,


문득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멈춰버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 문장들은 ‘지식’이 아니라 ‘울림’이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보다 비만으로 죽는다."


이 짧은 문장이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우리는 이제 ‘생존’보다 ‘절제’가 더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풍요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독입니다.


욕망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가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펐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난 후,


나는 배가 고플 때보다 ‘배부를 때’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은 역사상 가장 관용적인 신념 체계다."


이 말은 충격이었고, 동시에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돈은 종교도, 인종도, 언어도 뛰어넘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믿고 있는 건, 어쩌면 신이 아니라 통장 잔고인지도 모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여전히 모른다."


이 문장을 읽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렇다. 나도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원하지만,


그게 진짜 ‘나의 욕망’인지,


사회가 주입한 ‘욕망의 형태’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갑니다.




『사피엔스』를 덮고 난 후의 마음



책을 다 읽고 나면,


무언가 거대한 흐름을 통과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지금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살아가는 것들이


사실은 인류가 선택한 '하나의 이야기'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계속 쓰이고,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




이 책은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현재를 묻고, 미래를 열게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살고 있는가?”라는


작지만 깊은 질문입니다.




마무리 – 당신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사피엔스』는 단지 인간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스며드는 성찰의 책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고,


사람들이 조금 더 궁금해지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 낯섦이


우리를 조금 더 진짜로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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