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대하는 부모의 유형 4가지.
공부는 마치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산을 오르는 일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라가는데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고, 가만히 있으면 남들이 먼저 앞질러 가버리기 때문이죠. 또 부모의 적절한 개입 없이 아이 혼자의 힘으로 정상까지 올라가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아이가 힘들어할 때 부모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아이의 공부 태도와 성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학습 동기와 성취도 또한 달라지죠. 20년 간 교육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이 차이는 부모의 ‘애착 유형’과 ‘육아 성향’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개념을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공부를 등산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산을 오르다 보면, 아이는 지쳐 산 중간쯤에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이때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바로 그 말과 행동이, 부모가 공부와 아이를 바라보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아이가 지쳐 있을 때 나타나는 부모의 반응은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힘들어하는 아이를 업고 가는 부모,
2.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빨리 올라가자며 재촉하는 부모,
3.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올라오고 싶을 때 따라오라는 부모,
4. 힘들어하는 아이가 산을 스스로 올라갈 수 있게 도와주는 부모.
독자 여러분은 어떤 부모에 해당하시나요?
부모의 특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 대학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입.
— 돌봄형 불안정 애착을 가진 부모.
— "괜찮아, 엄마가 다 해줄게. 넌 공부만 해."
— 아이의 반응 : 자율성이 낮고, 무기력하거나 불안, 회피적 반응을 보임.
— 아이가 편하게 산을 올라갈 수는 있지만, 아이 혼자 산을 올가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는 기초 체력이 부족하고, 도움을 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등산을 포기하거나 등산 자체를 매우 힘들어하게 됩니다. 아이를 업고 가는 부모는 아이가 편하게 산을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이에게서 적응력과 체력을 키울 기회를 빼앗아 가고 있었죠. 더 큰 문제는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의 방식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데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부모가 원하는 것들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무기력이 생기게 되고, ‘싫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죠.
— 대학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
— 집착형 불안정 애착을 가진 부모.
— "다들 열심히 하는데 넌 왜 이래? 다들 하는 만큼 열심히 하거나 더 열심히 해야 성적이 나올 거 아냐?"
— 아이의 반응 : 불안이 높고, 자기 효능감이 낮음. 시험 불안이 높있고, 실패를 두려워함.
— 안 그래도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아이에게 화만 내기 때문에 아이는 등산하고 싶은 의욕이 꺾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성향에 따라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는 등산하길 포기하고 그 자리에 누워 버립니다. 그러곤 등산에는 관심이 없고 지금 힘든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게임이나 핸드폰에만 집착하게 되죠. 게임이나 핸드폰이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좋다기보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느끼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가 좋지 못하면, 혼이 났던 기억 때문이죠.
— ‘공부 =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
— 방임형 부모. + 회피형 불안정 애착. + 귀차니즘.
— "알아서 해, 네 인생이잖아." "할 때 되면 하겠지."
— 아이의 반응 : 정서적 안정감 부족, 겉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의 어려움.
— 아이의 진짜 능력이 어떤지도 모른 체, ‘때가 되면 하겠지.’라는 따스한 방관적 태도를 취하는 부모의 유형입니다. 아이가 성향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선 부모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관심을 받아 본 적 없기 때문에, 아이는 성향적 단점이 극대화되고 정서적 안정감도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단점으로 인해 고등학생이 되어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공부도 습관입니다. 초중등 시절에 열심히 놀다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할 확률에 아이의 인생을 배팅해서는 안됩니다.
— 스스로 해내는 힘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
—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절히 조절 가능한 부모 + 안정형 애착.
— "많이 힘들지? 뭐가 어려운지 말해줘.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
— 아이의 반응 : 자율성과 자기 주도성 발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회복 탄력성이 좋음.
— 부모와 아이가 함께 힘들어하는 이유를 공유하고, 다른 경로와 방법을 선택하거나 덜 힘들게 공부하는 방법을 조언해 줍니다. 옆에서 아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고, 관심도 많지만, 직접적인 지시나 강요를 하진 않죠. 아이와 끈임 없는 소통을 통해 대안을 함께 찾아줍니다. 아이의 한계점과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내력과 회복탄력성이 좋아집니다. 무슨 일을 하든 실패보다 성공의 가능성을 더 내다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죠.
부모가 만들어준 환경과 아이의 성향이 상호작용하면서 아이는 성장하게 됩니다. 부모가 보기에 아이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의 가정환경과 아이의 성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죠. 환경이 아이의 성향에 맞지 않다면 아이는 부모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엇나가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공부에 대한 가치관만 바뀌어도 아이의 성적과 공부를 대하는 태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공부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잔소리만 할게 아니라, 지금의 환경이 아이에게 잘 맞는지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공부는 아이 혼자 하지만,
공부하는 환경은
온 가족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는 성향,
다면적 학습 성향 분석가
맨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