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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Nov 01. 2015

구글, 애플, 페북 다양성 보고서, 과연 다양한가  

여성과 아시안의 유리천정, 우리는 어떨까 

사회적 자본에 대해 강의하던 이삼열 교수님이 갑자기 구글 다양성 보고서 페이지를 열었다. 보고서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투명성 보고서'에도 관심 많은 인간 답게 '다양성 보고서'라고 부르겠다. 신뢰와 네트워크 등이 내재된 사회적 자본이 실리콘밸리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그 동네 사회적 자본이 어떤지, 그리고 실제 그 동네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던 중이었다. 


https://www.google.com/diversity/ 아주 직관적인 이 주소로 들어가면 이런 페이지가 뜬다. 성과 인종에 대한 보고서. 구글 직원 중 여성은 30%. 백인 60%, 놀랍게도 아시안이 30%나 차지하고, 흑인은 2% 밖에 안된다. 미국 전체 인구의 비중에서 더 많을 히스패닉이나 흑인은 이렇게 적다. 아시안이 많은 것은 물론 인도인 덕분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를 비롯해 인도인이 꽉 잡은 동네 맞다. 그 다음에는 중국계가 활약하는 동네다. 각각 13억명을 웃도는 인도와 중국 인구 중에서 가장 우수한 이들이 미국 공대까지 유학을 가고, 그들이 실리콘밸리로 흘러들어 정착한다. 



이건 전반적인 모습인데, 기술 직역에 대한 분석을 보면 또 재미나다. 개발자 성비 탓인지, 기술 파트에서 여성의 비중은 18%로 툭 떨어진다. 


그리고 결정타는 리더쉽, 즉 임원 등 경영진의 구성이다. 여성 비중은 22%, 즉 전체 구성비 30%에 비해 떨어지고, 리더 중 백인 비중은 72%다. 여성과 아시안에게 유리천정이 있는게 분명히 보인다. 



이번에는 애플의 다양성이다. http://www.apple.com/diversity/  (이런 직관적 URL 좋다ㅎㅎ) 

여성 31%, 백인 54%, 아시안 18%, 히스패닉 11%, 흑인 8%. 성비는 구글과 비슷한데, 인종 면에서 히스패닉이나 흑인 비중이 구글보다 높다. 애플이 훨씬 더 오래된 기업이라 미국 인구 구성비에 조금 더 가까운게 아닐까 짐작만 해본다. 

역시 기술 분야에서는 여성 비가 떨어지고, 아시안이 조금 늘어난다. 

그리고 소매 분야 조직을 살펴보면, 왜 전체 구성에서 히스패닉이 높았는지 알수 있다. 히스패닉이 아시안보다 많다. 

전체 리더쉽을 살펴보면, 역시 남성과 백인에게 우호적인데, 그렇다고 심한 편은 아닌듯. 다만 흑인에게 불리한 건 분명해 보인다. 

페이스북 보고서다. 따로 페이지가 마련된 건 아니고, 뉴스룸이라고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되어 있다.

(추가 업데이트.. 2016년 7월 기준) 

https://newsroom.fb.com/news/2015/06/driving-diversity-at-facebook/ (이건 2015년)

백인이 55%인데 아시안이 36%나 된다. 히스패닉과 흑인은 현저히 적다. 이게 대표적인 실리콘밸리 성비가 아닌가 싶다. 구글과 유사하게. 

임원의 인종 구성비가 달라지는 것도 유사하다. 다양성 보고서를 내는 이유가, 이런걸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더 신경쓰겠다는 측면도 있는데.. 매우 실용적인 실리콘밸리의 구성비가 쉽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백인과 아시안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이 성비는 미국 고등학교의 수학 우수반, 선행반이라고 해야 할까, 그 수학 잘하는 아이들의 성비와 비슷하다고 한다. 

역시나 여성은 전체 직원의 32%, 기술직의 16%, 임원진의 23%. 


우리는 어느 정도일까. 카카오나 네이버의 경우, 여성 비가 30~40%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개발자 직군을 살펴보면 여성 비율이 확 떨어지고, 리더쉽도 마찬가지. 예전에 다음의 지속가능성보고서에 성비에 대한 공개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 회사 소개 페이지가 싹 바뀌어서 예전 것을 못 찾겠다. 


이렇게 다양성 현황을 공개하는 것은 개선을 모색하는 기반이 된다. 

Silicon Valley, Seeking Diversity, Focuses on Blacks (NYT, 2015. 9. 3) 흑인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좀 더 집중적으로 한다거나, 이런 노력들이 나올 수 있다. 예전에 듣기로 미국은 주요 언론사 중에서도 편집국에 여성 비율 등을 공개하는 걸로 아는데, 당장 바뀌지는 않더라도 투명성이 공정성을 돕는 장치가 된다 믿는다. 이런 다양성 현황을 공개하라고, 삼성이나 현대차에 요구해보면 어떻게 나올까. 아마 여성 비중이 어마어마할 거라 생각한다. 특히 리더급 여성의 부재가 확연히 드러나겠지. 우리는 인종 다양성을 논할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임원의 출신지역 분석이 차라리 재미날 것 같다. 몽땅 TK, 대구경북 판이 되어버렸다는 사정당국 수장들의 구성비와 어떻게 다를까. 지역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그렇게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과학고, 외고 등이 어떻게 이 사회의 리더로 새 판을 짜는지 볼 수도 있겠지. 언제나 그렇듯, 끼리끼리 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는데서 발전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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