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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Aug 04. 2019

<주전장, 主戰場> 그들만의 역사

간만 영화 감상기가, 인스타용보다 쪼금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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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성노예가 아니었습니다, 매춘부였습니다…그들이 강제로 끌려갔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위안부 피해자 증언은 일관성이 없습니다…일본군이 책임져야 할 문제는 아니잖아요…한국은 시끄럽게 구는, 버릇없는 꼬마처럼 귀여운 나라…난징대학살? 중국이 조작한 이야기입니다.”

일본 주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화 #주전장 #主戰場. 일단 강추합니다. 들어볼 수 있어 다행인 인터뷰들이 이어집니다. 일본의 극우 민족주의자와 이른바 역사 수정주의자들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묻어납니다. 역시 교육이 문제여요. 제대로 된 팩트를,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은 있을까 싶습니다.


그들은 우월한 민족으로서 아시아 각국을 ‘해방시켜준’ 일본의 역할에 자부심이 강합니다. 감히 일본에 도전하는 쓰레기 같은 주장들에 분노합니다. ‘거짓말을 절대 하지 않는 일본인’과 달리 ‘거짓말에 속는 사람을 탓하는 거짓말쟁이들의 나라’에서 감히 일본의 과거에 대해 거짓을 주장하다니. 1991년 위안부 증언에 나선 김학순 할머니를 처음 보도한 아사히신문 기자가, 딸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 지독하게 시달린 사실도 놀랍습니다. 그 무렵에야 등장한 위안부 이슈를 1965년 한일 협정 때 끝난 일로 이해하는 논리도 어이없고요.  


아베 총리가 역사를 부정하는데 꽤 적극적이었고, 오래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네요. 인터뷰이로 나오는 자민당 의원이라든지, 일본의 주류가 과거를 전혀 다르게 인식한다는 사실이 좀 서글픕니다. 2012년 이후 교과서에서 사라진 바람에 요즘 일본 청년들은 위안부 이슈 자체를 잘 모르고요. 그들에게는 위안부나 강제징용, 수만 명이 희생된 난징대학살이 모두 가짜뉴스. 조국 수석님이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 책 ‘일본회의의 정체’가 뭔가 했더니.. 이 영화가 명쾌하게 정리해줍니다.. 현재 내각 80%, 의회 40%가 우익 결사체인 일본회의 소속이라는데.. 아, 영화에서 일본회의 인사의 얘기는 생각할수록...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의 인종주의와 차별을 유튜브로 올렸다가 일본 극우의 공격을 받으면서, 그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위안부 문제가 그들의 ‘주 전장’이었던 거죠. 레이시즘, 섹시즘, 파시즘의 목소리에 일본의 현명한 이들은, 아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실제 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만 나옵니다. 피해자의 말을 역사논쟁 주전장에서 좀 떨어뜨리고자 했다는데..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을 끝낸 외교부 담당자에게 분노하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에 울컥하고..제대로 된 사과, 그리고 역사 교육을 요구하는 김학순 할머니의 말씀이 깊게 남습니다. 정대협이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의한 피해 여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와중에 위로가 됩니다. #주전장 #딸은몹시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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