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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호 Mar 12. 2024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Day 20


제목에 아프다를 세 번이나 썼다. 진심으로 너무 아프단 얘기다.

나의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이 얼마 전부터 힘들다 소리치긴 했었지만 주말 내내 푹 쉬고 집에서 나름의 스트레칭으로 괜찮아졌겠지 했는데 아니 웬걸. 오늘은 역대급으로 아팠다. 참으면서 동작을 이어나갈 수준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왼쪽 다리를 펴고 전굴이라도 하려고 하면 시도함과 동시에 뒷 허벅지에 통증이 미친 듯이 몰려왔다. 순간적으로 누군가 크고 날카로운 물건으로 내 뒷다리 힘줄을 가격하는 느낌.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오늘은 거의 왼쪽다리를 펴고 전굴 하는 자세는 못하다시피 했다. 괜히 또 주눅이 든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싶지만 3,4년 전 요가를 한창 배우려고 마음먹었을 때도 아파서 관둔 이력이 있었기에 ‘역시 난 무리인 건가’ 싶은 생각에 주눅이 팍 들었다. 그때는 오른쪽 슬개골에 염증이 생겼었고, 무릎을 쓰는 동작이 많은 요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 선생님 말에 한두 달 푹 쉬다가 영영 쉬게 되었던 적이 있다. 잠깐 쉬다 다시 시작해도 좋았겠지만 무릎 통증이 다시 재발할까 봐 겁이 나서 선뜻 도전을 못했던 것. 이제 어느 정도 시간도 지났고 이젠 괜찮겠거니 싶어 요가를 다시 시작한 건데, 이번엔 햄스트링이라니…


그래, 뭐 유연성이 없고 갑자기 움직이거나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럴 수준의 통증을 넘어 선 듯 한 느낌에 또 덜컥 겁이 난 거다.

마음의 흔들림은 몸으로도 금방 나타나는 건지, 나는 오늘 늘 하던 동작도 엉망진창으로 해버리고 수도 없이 버벅 댔다.

‘아. 오늘은 글렀어.’

거의 반은 체념하고, 왼쪽 다리를 펴고 하는 동작은 쉬다시피 했다.


그런 날도 있는 거겠지. 하고 위로하지만 원체 체력적으로 늘 약하단 소릴 듣고 남들보다 힘도 딸리는 말라깽이 인간이던 나는 조금이라도 아프면 금세 주눅이 들어버리고 만다.

‘역시 내 몸은 어려워. 남들에 비해 너무 약해. 하지만… 더 천천히 가보자.’


가뜩이나 느린 난데

더 천천히 가자고 또 다짐해 본다.


100일의 요가라고 썼지만

남들의 100일이 나의 100일과는 같을 리 없겠지.

당연한 얘기겠지만…


에잇. 알게 뭐람.


오늘 기깔나게 맛있는 거 먹고 푹 쉴 테다.

요가도 이틀정도 쉬고, 당분간은 몸을 사리며 운동해야겠다.


천천히. 천천히.


병아리 요가에서 거북이 요가로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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