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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호 Mar 11. 2024

안개가 걷혔다!

Day 19

꽤나 추운 아침이다. 오늘은 일주일 요가 중 제일 빡신 날이다.

근력이 없는 내게 오래 버티기를 요구하고 유연성이 없는 내게 많이 비틀어 또 버티기를 요구하는 빈야사 요가 시간.


누구보다 강하게! 파이팅이 넘치는 요가 시간을 이끄시는 원장님의 구호에 이끌려 오늘도 정말이지 열심히 요가를 했다. 아마 일주일 중 제일 사력을 다하는 시간이 이 빈야사 시간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 원장님의 허스키하지만 스윗한 구령 아래에 어떤 최면에 걸린 듯 평소보다 조금씩은 더 버텨냈다. 보통 2/3 지점 즈음부터 다리가 후들거리고 힘이 딸리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마법 같은 구령이 시작된다.

“에잇, 세븐, 식스, 버텨요! 강해집니다! 왼쪽을 좀 더 뻗어요! 파이브, 그렇~죠!! 포, 쓰리, 다 왔어요! 투, 원, 좋아요!!!”

한 동작을 버티기 위해 이 마법 같은 구령을 듣고 나면 신기하게도 1mm는 더 뻗을 힘이 생기고 1초는 더 버티는 인내심이 솟아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긍정적인 구령에 걸맞게 답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비단 이런 좋은 영향을 받는 건 나뿐이지는 않을 거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장님의 구령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버티고 인내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역시나 오늘도 땀으로 옷이 흥건히 다 젖었다. 젖은 옷에 외투를 걸치고 겨울 찬바람으로 집에 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다리가 댕기고 약간은 후들거리지만 한껏 상쾌해진 기분이다.


19일 차라고 몸이 조금은 적응했는지 이젠 요가 후 체력이 후달려 하루 종일 조는 일도 줄어들었고 오히려 이젠 머릿속이 또렷하다.

항상 뭔가 안개가 낀 듯 머릿속이 무겁고 멍한 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오래간만에 정말 맑다.


물론 아직까지 햄스트링이 찢어질 듯 아프고 근력도 많이 딸리지만 분명 저번주보단 좋아졌으리라 믿는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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