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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호 May 21. 2024

가볍고 다정하게, 요가

Day 53


아쉬탕가 시간이다. 흠, 요가를 시작하면서 너무 진지해지지는 않았으면 하는데 약간 진지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너무 진지하고 너무 진심이면 인간관계처럼 언젠가 작은 것에도 틀어질까 봐 미리 겁이 나는 것 같다. '쿨하게 요가를 대하자!' 까지는 아니어도 ‘가볍고 다정하게 요가를 대하자!’ 는 마음가짐은 늘 가지고 있다만 아쉬탕가에 들어가면 왜 이렇게 진지해지는지 모르겠다.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기분도 들고 뭔가 자꾸 도전하는 기분이 드니 이렇게 하다가는 오래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진지하지 말자면서 어느 순간 요가 유튜브를 검색하며 동작을 조금씩 눈에 더 익히고 있고, 또 요기니 분들의 SNS를 팔로우하며 요가하면서 느낀 이런저런 말들을 부러움 반, 공감 반으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의 목표는 100일의 요가를 끝까지 함과 동시에 나와 요가가 잘 맞다면 내 호흡에 맞게 가져가며 노인이 되어서까지 함께 할 친구 같은 운동이 되는 정도가 목표였는데 요즘 좀 마음가짐이 과한 것 같기도 하다. 뭐 하나 하면 제대로, 스스로가 만족할 때까지 하려는 완벽주의 성향이 더해져서 그런 것도 같고. 음. 생각해 보니 그러네. 그런 것 같다. 말로는 못하는 날도 있는 거다면서 지난주의 나보다 더 잘하려고, 그래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내심 다그치는 것 같기도 하다.


요가의 본질이 이건 아니겠지. 자연스레 동작을 통해 어떤 명상에 가닿는 게 아쉬탕가의 목표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스스로를 약간 엄하게 다그치며 하는 건 올바른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나의 막연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다그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니까.


그리고 내 나이즈음 되면 작고 큰 실패를 경험하며 얻는 교훈이 있다. '응당 그래야만 하는거다.' 라는 등의 어떤 삶에 대한 당위성을 두는 순간 약간은 인생이 고달파지더라. 열심히 하되 잘 되면 좋고 안되면 하는 수 없고 하다 보면 또 잘 되는 거고 안될 때도 있는 거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마음에 부담 없이 힘을 빼고 요가를 하는 건 어떨까.


나만의 에너지와 기운을 호흡에 옮겨 동작을 이어나가는 것.

힘으로 더 누르고 비틀고 버티지 말고 동작에 나의 에너지를 싣는다는 느낌으로 이어나가는 것.

그렇게 되면 동작의 완성에 연연하기보단, 오늘 나의 에너지를 느끼고 그날의 에너지를 충분히 실었냐에 중점을 두게 되지 않을까.


내가 써놓고도 알 듯 말 듯 하지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거지 뭐.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는 것보단 이런 방법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선생님을 따라 차근차근 동작을 익히고 외우는 게 먼저이지만!


일단은 항상 겸손히 배우는 마음가짐으로 요가에 임하자. 아직 난 햇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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