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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Nov 24. 2021

내가 생각하는 사랑

꽃으로도 가르쳐라

회초리를 들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자식을 미워하는 자니,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는 부지런히 자식을 훈련시킨다.

잠언 13장 24절


Chippendale, Sydney Australia

네 살에서 다섯 살로 넘어갈 준비를 하는 아이와 시간을 나누면서 여러 갈래의 생각이 떠오른다.


자기만의 세계가 차츰 짙어지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왠지 힘이 부치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원치 않는—상상을 해보았다. 만약 내가 이 아이의 교육을 포기하고 대중교육 서비스에 맡긴다면?


오늘, 선율이 와 함께 일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떠나는 길에, 그런 생각에 잠겼다.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던 어느 베스트셀러 책의 제목도 떠올랐다. 저자가 직접, 고통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느낀 소감이다.


나는 그 책에서 밝힌 고통의 원인을 가난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떤 어린이들은 왜 고통을 받아야 했던 것일까? 만약 가난이 원인이라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선율이의 작고 여린 손바닥 위에서 스마트 폰을 치워주는 일이다. 그것은 아이의 미래를 가난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 밖에 또 있다면 무엇일까?


가난을 이해하고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가난은 사랑이 그늘진 곳에서 피는 곰팡이 같은 것이다. 사랑이 그늘지게 되면, 가난이 피어오른다. 희망도 즐거움도 재미도 모두 모두 곰팡이가 슬게 된다. 그래서 얼 쇼리스​도 미국의 빈민촌의 젊은이들에게 대학교 수준의 인문학을 가르치면서 인간다운 삶의 자세부터 가르치고,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친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내 아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성경의 지혜를 가르친다. 예수님의 덕성과 사랑을 이야기로 들려준다. 때로는 감격에 차서 목이 메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아이의 기본적인 행동이나 윤리적인 교육을 쌓아 올리는 중이다.  토대 위에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 단테, 데카르트, 공자, 패스탈로치, 파브르의 이야기들을 끼워 넣는다. 세상을 보는 눈을 조심스레 길러주는 것이다자기 효능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이의 정신과 영혼은 조심스럽게 교육하고 훈련한다. 특히 지금처럼 반동 심리가 차오르기 시작할 때의 에너지가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스며들 때 특히 조심한다.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의 위험성은 알리되, 심성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그런 방식이다.


그런데 참 힘들다. 사실은 참 힘이 든다. 그래도 사랑하니까 계속한다.


성경의 잠언에 이르기를, 자기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는 부지런하게 아이를 훈련시킨다고 하셨다.


내일도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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