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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풍국 블리야 Apr 19. 2024

웰컴 투 캐나다! 내 허리는 휜다

월급 좀 올려주세요

모자이크 문화를 상징하는 캐나다는 매년 신규 이민자들을 정책적으로 받고 있다. 신규 이민자는 캐나다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민자를 받는 궁극적인 이유는 노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대되는 경제적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난민에게도 호의적인 국가다. 신규 난민의 숫자는 매년 10만 명이 넘고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2018년: 114,101명

- 2019년: 101,757명, 2018년 대비 10.82% 감소

- 2020년: 109,214명, 2019년 대비 7.33% 증가

- 2021년: 130,125명, 2020년 대비 19.15% 증가

- 2022년: 140,621, 2021년 대비 8.07% 증가




신규 이민자는 자력이 있다. 스스로 일을 하고 경제활동에 기여를 한다. 자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이민의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다. 이민 정책이 까다로워지면서 현재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인력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는 특정 산업의 인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의료분야처럼 꼭 필요하지만 노동력이 부족한 산업에서 종사할 인력들을 골라 받는다는 얘기다.


난민 지위를 주는 경우는 다르다.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에서 난민들이 온다. 대부분은 전쟁이나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난민이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한동안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많이 들어왔다. 난민 지위를 얻은 자들은 캐나다 정부의 지원으로 정착을 시작한다. 연방 정부의 지원금으로 생활하다 지원기간이 끝나면 주정부 지원시스템으로 넘어온다. 내가 하는 일이다.


신규 이민자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을 껴안은 캐나다는 막대한 세금을 투자해 난민을 지원한다. 이후 주정부로 넘어오면 해당 주의 세수입으로 지원을 받는다. 내가 있는 BC주의 경우는 기후가 좋고 경치가 좋아 온타리오와 더불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다. 단독으로 난민 지위를 얻어 캐나다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규모 가족도 많다.


지원금은 법령에 의해 정해진다. 캐나다에서의 법적 지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정해지며 그 이상제공할 수가 없다. 요즘 물가와 월세를 감안하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생활이 부족하니 경제적 자립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궁극적인 지원의 목적이다.


하지만 노동 시장으로 나가기가 힘들다. 언어 능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어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얻도록 도움을 주려고 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자국에서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난민들이 많다.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서 '배우는 능력'부터 훈련이 필요하다.


정부기관와서 자기네 나라 말로 당당히 이야기한다. 언어도 다양하다. 대화가 되지 않고 돈은 필요하니 답답해 울기도 한다. 속이 타는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설명을 해 줘도 이야기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뱅뱅 돌고 시간은 시간대로 걸린다. 콜센터로 전화를 하면 통역사와 연결해 3자 통화가 가능하다고 알려주지만 이 말조차 전달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비즈니스의 폐업과 실직자를 양산한 코로나 기간부터 내 일은 오히려 더 바빠졌다. BC주에 유입되는 난민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건 체감을 통해 알 수 있다. 내가 일하는 오피스는 매달 방문자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가한 것보다는 바쁘게 일하는 게 좋다. 지루함도 없이 다이내믹하게 하루가 간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난민이 늘어나는 건 잠정적 지원 대상자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그러면 누군가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런 상황일수록 내 직업적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나 역시도 월급 생활자다. 정해진 월급으로 높아지는 물가와 높아지는 세금에 허리가 펴질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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