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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풍국 블리야 May 10. 2024

내 글이 매거진에 실렸다

번역하다 Vol. 26 - 동시통역사 라니

지난 3월 2일, 브런치에 첫 글을 올렸다.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 첫 글을 어떤 걸 쓸까 고민하며 며칠을 보냈다. '나에 대한 소개를 쓸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쓸까?', '나의 꿈을 써볼까?' 하는 생각들만 하다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나의 살던 고향>으로 시작을 했다.


이후 캐나다에서 11년을 보내며 추억이 되어버린 지난 11년간의 컨벤션기획사 경력을 끄집어냈다. 같은 11년이라는 시간이 의미 있게 다가왔고 컨벤션기획사 이야기를 담은 첫 브런치북 나는 자랑스러운 컨벤션기획사 연재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 하고 있다.


수요일에는 캐나다에 와서 주정부 공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또 다른 브런치북 캐나다 공무원에 랜딩하다 연재하고 있다. 나의 캐나다 정착 과정을 보면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법적인 부분에서는 말이다. 법 외적인 부분과 로컬도 안 되는 게 공무원인데 네가 무슨 공무원이냐고 웃었지만 결국 해내고 만 과정을 이 브런치북을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매거진은 캐나다 거주자로서, 직장인으로서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은 굿모닝 레인쿠버 밴쿠버있다. 여기에서 소개했던 <한밤중에 일대일로 곰을 마주쳤다>는 '오렌' 작가님의 잠들어있던 세포를 깨웠고 작가님 글에 인용이 되면서 다시 한번 살아났다.





며칠 전 브런치를 통해 이메일이 왔다. 번역하다 매거진으로부터 <동시통역사 라니>를 26호에 게재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는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이 나더니 출간기고 제안에 '이게 사실이라고?'.. 어안이 벙벙해 몇 번 볼을 꼬집었다.


누군가의 기쁨과 슬픔, 좌절과 환희의 순간들을 응원하고자 스폰서가 필요해 매거진을 시작하며 처음 올린 글이 <동시통역사 라니>였다. 라니는 내가 이곳에서 컬리지를 다닐 때 만난 어린 친구다. 든든한 배경 하나 없이 동시통역사의 꿈을 이룬 라니의 긴 시간을 짧게 담은 이야기다.



편집 작업을 마친 투나미스에서 감사하게도 캐나다에 있는 나를 배려해 PDF 파일을 보내줬다. 라니를 응원하기 위해 썼던 글이 나에 대한 응원으로 돌아왔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보니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이 정말 많다. 겁도 없이 덜컥 이곳에 발을 디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 문학시험 만점을 받아 선생님께 극찬을 받고 친구들의 박수를 받았던 걸 인정해 준다면 그게 글쓰기로 내가 처음 빛나던 순간이었고, 컨벤션기획사 일을 하면서 수도 없이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 행사 시나리오를 썼으니 그것도 글쓰기 경력이라면 경력이겠다.


검증받아본 적 없는 글을 쓰는 초보 작가가 브런치에서 느린 성장을 하며 자신이 쓰는 글의 수준과 정체성을 고민할 때 온 번역하다 매거진의 제안은 의미가 다. 매거진의 특성상 '번역'이라는 특수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주제가 맞아서 온 기회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출판물 게재를 아무나 해주나?', '내 글도 괜찮구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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