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모로코 #5

사람 냄새 정겨운 그곳.

by 구슬주야
#5. 국내 훈련 입소 4

- 합숙 훈련


*기상 송

합숙 훈련 때에는 기상 시간 알림 소리가 각 파견 국가의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국가의 노래를 들으며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가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운동이 취소되어 인원 체크만 하고 자유 시간인 경우도 있었다.

아침마다 나오는 알림 소리가 어느 나라 노래인지 룸메이트 언니와 함께 맞춰 보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그리고 점점 더 현지어를 배우면서 초반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던 노래들이 서서히 어느 나라 노래인지 맞출 수 있게 되었던 게 신기했다.


-2011년 11월 11일의 기록 중 일부-

“태국의 노래로 아침을 시작했다.

노래는 시작되고 일어나서 옷을 미적미적 입고 머리와 얼굴 상태를 보는데

방송이 나왔다. 우천으로 에레베이터 앞에서 만나겠다고.

으헤헤헤헤 좋다. 운동 안 한다!

간단히 인원체크만 하고 다시 잤다. 너무 좋다.”


KakaoTalk_20160929_171156276.jpg 나눔 보다 더 많은 걸 얻고 돌아온 KOICA 봉사
KakaoTalk_20160929_171044735.jpg 약밥 만드는 방법 배우는중(한국문화 알리기)


*현지 언어

합숙 기간 동안 현지어를 배울 때 모로코 아랍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배웠기 때문에 불어 더빙판 애니메이션들을 구해서 많이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나한텐 프랑스어는 너무 어려웠다. 합숙 동안에 애니메이션 몬스터와 카드캡터 체리를 봤는데 룸메이트 언니가 몬스터는 너무 어려울 거 같으니 체리를 보고 공부하라고 했던 기억도 난다. :)

현지어(특히 프랑스어)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었다. 영어도 못하는데 프랑스어라니.. 프랑스어는 진짜 나한테 너무 어려웠다.


- 2011년 11월 13일의 기록 중 일부-

“프랑스어 지금 외우고 많이 해야 하는데 와...ㅠㅠ

사람들하고 대화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많이 긴장된다.

현지에 가서는 더 힘들어질 텐데.. 이건 아무것도 아닐 텐데..ㅠ

긴장하지 말자!

못해도 된다.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많이 외우자!

혼나는 게 아니다!!”


KakaoTalk_20160929_171229106.jpg 응급처치 및 CPR하는 방법 교육
KakaoTalk_20160929_172007695.jpg 맨 몸으로 입소해서 이민가방 한가득 가지고 퇴소하는 KOICA


내가 유독 영어를 못하기도 해서 프랑스어가 진짜 너무 어려웠는데 동사들도 어렵고 여성형 남성형으로 변형되는 것도 너무 헷갈려서 프랑스어가 아직도 싫다.ㅎㅎ

그래도 프랑스어를 훈련 기간엔 최대한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동기 언니들한테 참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 인생 이야기도 많이 들었었다. 그때 동기 언니 한 명이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지금은 무슨 길을 찾는 게 아니라

도전하고, 실패하고, 까이고, 깨지고, 해보는 시간이라고..

그걸 안 하고 20대 후반에 가면

그때 가서 그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 그 시절 나는 코이카를 선택했고, 난 그 덕분에 또래보다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일들을 미리 겪었고 미리 들었고 미리 경험했다. 그래서 그만큼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만심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때 그 시절의 일들이 참 귀하고 멋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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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9일 68기 발단식을 끝으로 훈련소의 생활이 마무리되었고 12월 29일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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