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모로코 #6

사람 냄새 정겨운 그곳.

by 구슬주야
#6. 모로코를 향해 가다.


한없이 설레기도 하고 한없이 떨리기도 했던 모로코로 가는 날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싸 놓았던 무거운 이민 가방과 캐리어를 끌고 무게를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릴 때 엄마만 쫓아 가본 해외여행이 전부라 공항에서는 정말 어리둥절하고 무서울 정도였다. 물론 그게 설레어서 그런 것 일수도 있지만… 그리고 2년 간 가족들과 헤어져 있어야 한다는 슬픈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더 밝게 있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SAM_1017.JPG 관용여권으로 출발


- 2011년 12월 29일의 기록 -

"오늘 6명의 모로코 멤버들은 인천공항에 무사히 집합했다. 가족들과 친구들 친지들과의 안부를 걱정하고, 헤어짐을 인사 한 뒤 건강한 모습으로 헤어짐을 맞이 했다. 서로 다른 각오와 생각들과 기대감으로 들뜨기도 하고 마음 한편으로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며 파리 행 에어프랑스 비행기에 올랐다.


가족과의 마지막 통화를 하면서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나와서 최대한 울지 않으려 노력은 했지만 몇 번은 휴지를 눈가에 가져가야 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해외여행을 처음 하는 것이라서 한참을 멍 때리면서 언니들과 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인천공항은 크고 깨끗하고 좋은 시설들, 기구들이 가득했고 표시도 잘 되어 있어서 눈에 잘 들어왔다. 하지만 혼자 다시 한번 해보라고 하면 또 헤매게 될지도 모르겠다.


SAM_1025.JPG 새벽에 모여 해가 뜨고 출발했다.


1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과 파리를 다니는 에어프랑스 비행기라 그런지 비행기에 내려서 안내를 해주는 사람이 한국인이었다.

그것까진 좋았다. 안내를 받고 가는 길에 다시 한번 정확히 하고자 하는 마음에 지나가는 프랑스 직원에게 다시 안내를 받았는데 그냥 나갈 뻔했다. 프랑스 직원이 파리로 그냥 나가는 길로 안내를 해준 것이다.

여권에 가지도 않은 파리 입국 도장이 하나 더 찍혔다. 게다가 어찌나 기내 수화물 심사를 엄격히 하는지 가방검사를 3번이나 되돌려 다시 했고, 한 언니는 카레 파우더 때문에 한참을 잡혀 있었다.


SAM_1029.JPG 깔끔했던 샤를 드골 공항


샤를 드골 공항에서 4시간을 대기하는 중에 공항에서 15분 무료 wifi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대규모 공간은 무료로 wifi를 제공한다. 역시 한국은 IT강국이다 라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공항에서 대기하는 그 4시간 동안 가방을 다시 한번 정리도 하고 노트북을 꺼내서 wifi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도 하고 코이카 단복도 갈아입으며 모로코 행 에어프랑스를 기다렸다.


SAM_1035.JPG 비행기에서 본 모로코의 야경


파리에서 3시간의 비행을 끝으로 모로코에 도착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기억이 적은 나는 모로코에 입국 서류 작성법도 몰라서 언니들의 도움을 받으며 기억도 안 나는 영어 철자를 쓰느라 고생했다.(긴장했더니 더 헷갈려서 식은땀이 났다.) 영어는 물론 불어도 제대로 모르고 아랍어는 제대로 본 적도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몸도 마음도 피곤한 상태여서 정신이 너무 없었다. 그래도 코이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잘 통과해서 그 무거운 짐들을 다시 내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마중 나온 선배 단원들과 사무소 관리요원님의 안내에 따라 짐들을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고 드디어 모로코 코이카 유숙소에 도착했다. 간단히 선배 단원과의 인사가 끝나고 드디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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