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제1장 북스타그래머 허생]자발적 아싸, 집을 나서다


마케팅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여 답답한 사업자와 초보자를 위한, 이야기로 배우는 마케팅 기본기

"마케팅이 뭐라고 생각하시오? 마케팅은 사람을 남기는 일이오."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1부 허생, 세상에 나가다

2부 허생, 바다로 떠나다

3부 허생, 백성을 구하다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1부 제1장 북스타그래머 허생 무료 다운로드 받기

(마케팅코디 흑상어쌤 오픈채팅 참여)

https://open.kakao.com/o/gYNVhOrf



목차


작가소개

들어가는 말

나오는 사람들


제1장 북스타그래머 허생

‘자발적 아싸’ 집을 나서다

‘서울 촌놈’ 허생, 비긴즈 

핫플레이스 ‘백주모 저잣거리’ 


제2장 세 명의 스승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유튜버 김나박이삿갓 

: 마케팅은 삶을 바꾸는 일, 이주모 국밥집의 문제,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세일즈 달인의 특강!’ 책쾌 조생달 

: 붉은 수염의 사내, 상품 없이 파는 법, 일만 명의 스승

‘마케팅 이란?’ 거상 원기옥 

: 거상의 품격, 소인의 마케팅과 대인의 마케팅, 무엇을 남길 것인가


제3장 작은 시험을 마치다 

부자노트 L에게 1억냥을 빌리다 

마케팅으로 돈을 버는 방법 

백발의 노인장 


나가는 말 

부록 



제1장 북스타그래머 허생

‘자발적 아싸’ 집을 나서다


허생은 사실 며칠 전부터 이씨의 퉁명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는 무슨 일 때문인가 궁금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물어봐야 좋을 일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허생은 10년의 혼인생활 동안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다투지 않는 혼인생활의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싫어하는 일을 안 하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어쩌다 한 번의 놀람으로 끝나지만 싫어하는 일을 안 하면 평화로움의 연속이기 때문이었다. 


이씨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기분을 풀어주려고 하기 보다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마치 폭탄을 실은 화물열차가 절벽을 향해 달리는 듯, 어떻게 끝날 지 알고 있어도 그것이 언제인지를 모르는 기분이었다.

결국 이씨가 터지고 말았다. 


이씨는 배민으로 교촌반반윙이라도 시켜먹고 싶다며 울면서 말했다.

“당신은 평생에 검색광고마케터 시험도 보지 않으면서, 마케팅 책을 읽어 무엇에 쓰시려오?”


허생이 웃으며 답했다.

“나는 아직 마케팅 자동화에 미숙하오.”


아내가 물었다.

“어디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라도 못 한단 말입니까?”


허생이 말했다.

“다른 일은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찌 할 수 있겠소.”


아내가 다시 물었다.

“그럼 스마트스토어라도 할 수 없단 말입니까?”


허생이 대답했다.

“상품 대량 등록 방법도 모르니 어찌 할 수 있겠소.”


이씨가 울면서 화를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마케팅 책만 읽더니 오직 ‘어찌 할 수 있겠소’뿐이구려. 투잡도 못한다, 스마트스토어도 못한다, 그러면 유튜버도 못한단 말이오?”


허생은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닫고 일어섰다.

“애석하구나! 내 본디 십 년 기한으로 마케팅의 본질을 깨우치려 했지만, 이제 겨우 오 년에 이르렀을 뿐이구나.”


허생은 서울 논현동에 살았다. 영동시장에서 학동역 방향으로 곧바로 가다 보면 빌라 촌이 있다. 빌라촌 주민은 주로 강남이나 신사의 핫플레이스에서 일하는 젊은이들과 수십 년째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오랜 토박이들이었다. 


허생의 집은 지은 지 30년도 더 된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빌라 꼭대기의 방 2칸 집이었다. 


집이라고는 하나 장마철이면 복도에 물이 차고 대문 틈새로 빗물이 새어 들기 일쑤였다. 오래된 계단에는 손잡이도 없었고 두 손으로 물건을 들고 올라가야 할 때면 넘어지지는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했다. 


허생은 혼인 후 남들 다 가는 패밀리 레스토랑 한번 간 적이 없었고 하루 두 끼 굶기를 먹듯이 하였다. 사람과의 왕래도 없을뿐더러 돈 버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오직 부인 이씨가 당근 마켓에 중고 물품을 팔거나 근처 식당 일을 해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였다.


그렇게 궁하게 살면서 하는 일은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아침이면 잠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냉수 한잔을 마시고 자리에 앉아 마케팅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낮으로 책을 읽고 콘텐츠를 만들어 #북스타그램 #마케팅책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일뿐이었다.


이씨는 하루에도 열 두 번도 더“책만 읽는 다고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뭔가 큰 뜻이 있겠거니 하고 참고 또 참았다. 


부부지간 대화는 포기한지 오래였다. 상대방의 마음이나 생각에 대한 공감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는 일방적 소통은 이씨를 지치게 만들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모습은 요새 젊은이들이 질색팔색 하는 꼰대의 전형이었다. 


이씨가 보기에 허생은 그저 책임감 없고 무능한 사람이었다. 자기 가족도 건사 못하는 주제에 무슨 북스타그램을 한답시고 허구한 날 해시태그만 달고 있으니 한심해 보이기 그지 없었다. 


스스로는 뭔가 위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책 속으로 현실 도피한 자신을 합리화 할 명분을 찾는 자발적 아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씨는 허생이 나간 현관을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고 일어섰다. 

주방에서 아침에 삶아 두었던 옥수수를 꺼냈다. 자리를 잡고 어제 밤에 보던 넷플릭스 드라마 이어보기를 눌렀다. 항상 시리즈가 모두 끝난 후 한번에 몰아보기를 하는 이씨의 유일한 낙이자 오랜 시청 습관이었다. 


*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1부 들어가는 말, 나오는 사람들 보러가기

https://brunch.co.kr/@marblsystem/26


*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1장]'서울 촌놈' 허생, 비긴즈 보러가기

https://brunch.co.kr/@marblsystem/28


*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사전 판매 보러가기

https://litt.ly/marblsystem


작가의 이전글 [제1장 북스타그래머 허생]들어가는 말,나오는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