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by 맑음의 바다



Daytona Beach,
Florida



투명한 겨울 아침.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태양은 온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고운 모래는 단정하고도 굳건했다. 파도가 아무리 밀려와도, 조개껍질이 보석처럼 박혀있는 모래 한 톨을 데려가지 못했다. 단단하게 다져진 모래는 사람의 근육처럼 다부져 보였다.


파도는 저 멀리서 일렁였다. 아무리 걸어 가도 파도에 가까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바다는 그 끝이 보이지 않게 아득했다. 나는 바다의 광막함에 압도된 채 잔잔히 오고 가는 파도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한 무리의 새들을 만났다.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어떤 때를 기다리는 걸까. 기다림을 위한 휴식일까. 긴 하루를 시작하는 기다림일까. 그 경계조차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그들의 존재는 조용히 반짝였다.


정지화면을 보는 듯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가 진심인 얼굴이었다. 너무나 진지해 보인 나머지 성스러운 의식처럼 느껴졌다. 바닥에 선명한 물그림자마저 근사한 명상 속에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우리가 그곳을 떠날 때까지.








나는 가끔 고요히 하늘이 밝아지는 아침을 맞이할 때, 그날의 광대하고 적막한 바다를 떠올린다. 바다새 무리와 침묵을 떠올린다. 잠을 깨는 부스스한 모습에도, 나의 맑은 영혼은 그들처럼 우아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음을 생각하며 미소 짓는다. 따스하게 떠오르는 아침, 이보다 더 좋은 시작이 있을까.



이제,

새로운 나를
만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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