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ant Springs State Park, Montana
햇살이 쨍하다. 스프링(Spring, 샘)은 새로운 물을 계속 뿜어내고 있었다. 미주리강을 바로 앞에 두고. 한없이 흘러가는 강과 끝없이 솟아나는 샘물이 한 공간에 있었다.
물이 맑게 빛났다. 태양은 한껏 내리쬐며 물속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곳은 또 다른 숲 속이었다. 초록 생명체들이 살랑살랑 춤을 추며 물의 흐름에 따라 흔들거렸다.
이렇게 눈부신 투명함을 마주할 때 나는 심호흡이 필요했다. 그리스 신화 속 세이렌의 전설처럼, 내가 눈치채기도 전에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버리니까. 태양빛이 뜨거운 줄 모르고 앉아서 계속 바라보았다. 나는 물속 하늘거리는 초록 풀이었다가, 그들을 헤치고 흘러가는 샘물이었다가, 저 바닥까지 환히 들여다보는 빛줄기였다.
끊임없이 새롭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샘은 땅을 뚫고 물을 내보낼 때가 좋을까. 내보내기 전에 품고 있을 때가 좋을까. 아니면 내보내고 다시 새로운 물을 만들어 낼 때가 좋을까. 샘물은 지하를 벗어나 솟아날 때가 즐거울까. 땅 속에서 나갈 준비를 할 때가 즐거울까. 아니면 나와서 다른 물과 섞이며 어울릴 때가 즐거울까.
스프링은 아주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매일같이 흘러가는 강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샘물과 강물은 서로 처음 보자마자 헤어져야 했을 것이다. 언제 다시 볼 지 기약 없지만, 서로의 갈 길을 응원해주지 않았을까. 무심한 듯 다정하게.
그 부드러운 마음씨로 그들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샘솟듯이 날마다 날마다 새로워지라고. 무엇이든 강물처럼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고. 둘은 결국, 다른 듯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나에 갇혀있지 말라고.
나는 어린아이처럼 투정 부리고 싶어졌다. 나도 안다고. 그게 인간세계에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고. 그들은 다시 말간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고 난 무력해졌다. 그래 그럼, 이 못난 생각부터 흘려보내볼게. 정말이지, 그들은 그곳에서 참 잘 어울렸다.
그리고 나는
조금
새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