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처럼
'미움받을 용기'등으로 널리 알려진 아들러의 성격 이론에는 출생 순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성격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듯이 그려낸 과거의 미드가 있었죠.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소설을 극화한 드라마였는데요. 어린 시절 딸부자집으로 불렸던 우리집 둘째 딸로 태어난 연고로 그 '작은 아씨들'을 재밌게 감정이입하며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둘째딸 조는 적극적이면서 작가를 꿈꾸는 케릭터로 그려졌었는데, 마치 그녀가 나인 듯 동일시했던 듯 합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 우리 네 자매는 함께 자라며 각자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같은 듯 다르게 살아온 세월 동안 문득 문득 지나간 시간들을 기억해낼 때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혈연의 돈독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전혀 몰랐던 자매의 상처를 발견하곤 놀란 경험도 있답니다. '작은 아씨들' 미드를 보며 자라던 소녀가 자라며 대학시절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읽게 됩니다. 그 역시 영국 중산층 집안의 다섯 딸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내용인데요. 둘째딸 엘리자벳은 성격 이론에 맞게 둘째의 재기발랄하고 관습에 얶메이지 않는 면모로 그려지고 있었답니다. 큰 틀은 큰딸 제인과 빙글리, 둘째딸 엘리자벳과 다시의 결혼 과정을 그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엘리자벳은 다시라는 인물이 오만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그 편견을 깨면서 결혼에 이르게 됩니다.
소설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여대생이었던 당시엔 중요한 모티브를 줬던 문장이었는데요.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 네 자매에겐 통털어 두 딸이 자라고 있습니다. 세째, 네째가 각각 딸 하나씩을 두었는데요. 그 딸 중 여대생이 된 딸과 함께, 그러니까 내가 '오만과 편견'을 읽던 즈음의 나이랄까요?!, 삼척 바다로의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딸 둘과 함께 네 자매가 여자들만의 일탈. 나름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시기의 여대생 조카에게 물었습니다. '색으로 표현하자면 본인은 어떤 색이라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그녀가 답 합니다. '검정색이고 모든 사람을 다 담아낼 수 있어서'라구요. 뒤통수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실제 조카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아직도 그 또래는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을거란 나의 편견에 날아온 펀치랄까........
귀여운 초등생 조카는 만능 에너자이져랍니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약한 친구들을 잘 보듬는 기특한 아이. 그런 두 사촌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신인류의 진화를 본 듯 했습니다. 가부장적 사고의 틀에서 자라나던 우리 네 자매의 삶과는 확연히 다르리란 예감......
페미니즘 영화의 아이콘 '델마와 루이스'가 1991년도에 개봉했었죠. 당시 그 영화를 보면서 속이 펑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을 재연하곤 하며 살아왔던 세월. 세상은 많이 변했고, 여러 나라에서 여성 지도자가 활약하고 있으며,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면서 '유리 천정에 가장 큰 균열을 남겼다'라고 자평합니다.
두 조카가 사는 세상은 어떤 편견도 기득권자들의 오만도 없는 곳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래서 일까요?! 델마와 루이스는 그랜드 캐년 벼랑 끝으로 차를 몰아붙였지만 우리의 7인승 SUV는 비포장 도로의 자갈에 바퀴가 찢기는 경상을 입고 스페어 타이어 교체 후 무사 귀한할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