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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Feb 11. 2017

인도를 느끼고 오다 3

아그라 -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여.......

 혹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칭하죠.  무굴 제국 샤자한 왕이 사랑하던 아내 뭄따즈 마할을 잃은 슬픔으로 그녀를 위해 건설했다는 무덤..... 22년 동안 인도 전역과 중앙아시아에서 2만여명의 인원이 차출되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가 장식을 담당했다고 하네요.  그 순백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돔 형식의 단아한 모습과 반듯한 정방형 배치는 어디 하나 흠 잡을 구석 없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새벽녁에 오픈과 동시에 들어서서 마주한 안개 속의 실루엣 으로부터 샤자한이 사랑하던 아내가 열네번째 아이를 출산하다 세상을 등지자 '그 상심이 얼마나 컸을까, 그리하여 이런 아름다운 무덤을 생각했겠구나 '  그 마음이 전달되어 오는 듯했답니다. 뭄타즈 마할은 부왕인 제항기르의 스무번째 아내이자 여성 정치가였던 누르자한의 조카였다니  대물림된 미모와 지성이 가히 짐작되기도 하는데요. 15세에 시장에서 처음 샤자한과 마주친 이후 서로 사랑에 빠져 19세에 결혼하였고, 그녀는 남편을 위해 헌신하였으며, 왕은 항상 아내와 국정을 의논하곤 했다네요. 전쟁터까지도 아내를 대동하고 다닐만큼 그들의 사랑은 계속 열정적이어서, 아내가 세상을 떴을 때 왕은 말했다네요.

제국의 활기는 사라지고, 삶은 이제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주지 않는구나


이러한 스토리 텔링이 타지마할을 더욱 아름답게 느끼도록 하는 이유에서일까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 되어버린 명소이죠.  그리하여 부부 사이가 그닥 좋지 않았던 영국의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찾아와 찍은 한장의 사진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급기야 그녀가 앉아 포즈를 취한 의자는 '다이애나비 의자'라 지칭 되고 있답니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이혼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고 그녀의 아들이 아내와 함께 타지마할을 찾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죠.

남녀상열지사는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마음을 파고드는 전파력 강한 이야기임에 틀림없습니다.

조금은 다른 사랑 이야기지만, 인도를 여행하면서 만난 인연, 사랑 가득한 죠드뿌르 출신 귀부인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어디를 가나 손을 벌리는 걸인들과 마추치고, 릭샤왈라들과의 가격 흥정이 피곤하던  차에 아우랑가바드의 식당에서 그녀와 만났죠.  여행 초창기라 인도 음식에 어설펐고, 그녀가 받아든 접시의 처음 보는 요리가 궁금하여 물으니, 그녀는 친절하게도 '이것은 인도 남부의 음식인 도사'라며 우리 테이블에 밀어주더군요.  맛 보라면서요.  당황하여 대신 다른 요리를 주문해 주겠다니, '당신들은 우리의 게스트'라면서 극구 사양하였고, 감사의 표시로 우린 허그로 답했답니다. 그때 이후 '도사'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요리가 되었구요.

인도의 매력으로 이렇게 사랑 넘치는 사람들이 있슴을 꼽을 수 있겠죠.  그래서 치유의 땅이라 부르는지도.........


 그러나 잠시 아그라성에 그의 아버지를 8년 동안 유폐시키고 핍박했던 샤자한의 세째 아들 아우랑제브 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군요. 부왕이 병석에 드러누워 있을 즈음, 왕권 쟁탈전을 벌렸던 그는 큰형을 죽이고 샤자한이 투병을 끝내고 일어났을 때 부왕을 아그라성에 가두고 맙니다. 전쟁터까지 어머니를 끌고다녀 죽게 했다는 미명 아래.....  워낙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샤자한은 인도 각지에 유명 건축물을 많이 남겼고, 본인의 무덤을 타지마할 맞은편에 검은 대리석으로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타지마할 뒤로 흐르는 야무나강 맞은편 아그라성에서 죽은 아내를 그리는 맘으로 그저 바라만 보았겠지요.

누군가는 '아그라성에서 바라보는 타지마할이 가장 아름답다' 고도 하죠.  

여러 이유로 타지마할의 매력은 묘사됩니다.

'보름달이 뜰 때 보는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도 하고, '초승달 떴을 때의 그 모습이 일품'이라고도 하구요.  그리하여

인도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




는  나라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타지마할을 다녀와서는

이제부터 세계의 주민들은 두 개의 계급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타지마할을 본 사람과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으로




라고 했던 어느 여행자의 말에 깊히 공감할 수 밖엔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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