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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Apr 24. 2020

고갱의 작품으로부터 시작된 상념

팬데믹을 겪는 시간 속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온세계가 팬데믹이란 겪어보지 못한 세상 속에서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누리기 힘들었던 여유로운 시간 속에, 고갱의 명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다시 감상하는 시간의 행운이 주어졌고요.  물론 모니터를 통해서이지만.

고갱의  작품

폴 고갱이 이 작품을 완성한 것은 파리에서 온갖 어려움으로 다시 타히티로 쫓겨가듯 한 상황에서, 그리도 사랑하던 두 아이의 죽음 이후 극도로 절망적인 기분에 휩싸인 체 완성한 대작이라 합니다.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고갱 스스로도 본인 작품 중 최고라고 칭하였으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그림을 읽어나가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누워있는 아기는 삶의 시작-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를 묻고, 그림 중앙에 선악과 따는 죄인은 현재-우리가 누구인지, 왼쪽 절규하는 늙은 여인(지옥)과  젊은 여인(천국) 우리가 갈 곳-미래를 나타냅니다.  기독교의 교리를 따랐지만 작품에서 불교나 힌두교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삶을 사색하며 이런저런 작품들을 접해 보았는데요......


https://youtu.be/vPIMXNFNa64

 오래전 다큐 속의 티베트 승려들은, '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습니다. '이번 수행을 잘하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중생에게 자비의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란 전제를 통해, 자비심을 기르는 준비 단계로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인간의 몸을 주시고 보살핌을 주신 어머니....

환생을 믿는 그들은 수많은 인연을 통해 모든 중생들이 전생에 나의 부모였기에 자비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 거죠.

종교의 영역과 대비하여 과학의 영역을 탐구합니다. 다큐에서는.

 스위스에 있는 CERN은 전 세계 1만여 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있는 세계 최대 입자물리연구소입니다. 그들은 140억 년 전 우주 탄생 대폭발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 물리학자들 역시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그들이 규명하고자 하는 '빅뱅 이론'도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현대 물리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으나  이전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튼에 의한 고전역학 역시 '세상의 변화는 연속적'이란  사실을 오래도록 인간의 뇌리에 각인시켰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작 뉴튼(1642~1727)이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유럽에 유행하던 페스트로 인해 시간의 여유를 획득한 그가 사과나무 아래 누워 여유 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은 꾸준히 변하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그 시기에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종교나 철학 등 인문학적 영역이거나 과학 등의 다른 분야이거나 인간의 근원을 묻는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했음을 봅니다.


 영화에 대한 저의 호기심으로 인해 깊은 사색으로 이끌렸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입니다.

 청소년 전문 변호사이며 쌍둥이 딸들, 그리고 의사 남편과 함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던 안느, 어느 날 남편의 아들 구스타브가 사고를 치고 스톡홀름에서 오게 되어 함께 사는 상황이 됩니다.  영화는, 그녀가 남편 의견 따위는 막무가내로 본인이 변론 맡은 아이들을 집으로 끌어들이거나 손님을 초대한 상황에서 안하무인적 행동을 하는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녀는 구스타브와 육체적 욕망에 빠지고.....  그런 와중에 그녀의 엄마가 문란한 이성관계로 상처 받은 얘기며, 성폭력을 당했던 과거력 등이 암시됩니다.  보호받지 못했던 그녀의 과거력이 청소년 전문 변호사란 직업을 선택하게 했음을 유추하게 합니다만, 치유되지 않은 그녀의 트라우마는 잘못된 욕구에 휩싸이게 그녀를 이끌었고, 본인의 행복이라 생각되는 잘못된 집착으로 청소년인 구스타브를 보호하지 않고 거짓을 이야기합니다. 청소년 전문 변호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영화에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쌍둥이들에게 읽어주는데요.  거기에 등장하는 하트 여왕 같은 안네, 그녀가 죄의식으로 불행한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해 줍니다. 영화에서는.


 또 한 편의 영화 <더 몽크>입니다.

 

 2011년도에 개봉되었던 뱅샹 카셀이 암브로시오 수사로 열연했던 영화입니다.

 아기 때부터 버림받아 수도원에서 성장한 암브로시오는 수사로서 많은 교우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그러하나 계율에 엄격한 자비 없음 또한 영화에선 그려지는데요.  어느 날 가면을 쓴 발레리오라는 의문의 수사가 수도원에 들어오고, 둘은 비밀스러운 관계에 빠집니다.  이후 암브로시오의  마음에 들어온 아름다운 신자가 있었으니, 그녀는 자기를 버린 엄마의 딸, 그러니까 둘은 남매였던 것입니다.

발레리오는 사탄의 화신이었고, 그녀의 도움으로 여동생 안토니아를 탐하게 된 암브로시오는 그 장면을 목격한 엄마를 찌르게 됩니다.  괴롭게 죽어가던 암브로시오에게 사탄이 나타나 영혼을 팔면 동생 안토니아를 살려주겠다는 거래를 시도하고 그는 흔쾌히 'Yes'를 하게 되죠.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리고 주님을 향한 기도를 하며 죽어갑니다.

 


 다소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두 영화가 결국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를 떠올리게 합니다.

약하디 약한 육체 안에 갇힌  '人間' 이란 조건 속에

자주 유혹에 넘어가고, 무언가에 집착하여 진실을 숨기는  나약한 존재.


이번 팬데믹이란 예상치 못한 과정 속에서 뉴튼의 만유인력만큼 대단한 발견이 이루어지는 시간이기를 원해봅니다.   하나 그 또한 욕심인 것을 알기에,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메타인지'


라도 가짐으로써,  집착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지에 대한 인식'에서 과학이 발달하였다니....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던  당대 최고의 석학 아인슈타인에게   코펜하겐 학파의 젊은 닐스 보어가 "신이 뭘  하든 그냥 놔두라"라고 반박했던, 1927년도 솔베이 회의에서 양자역학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일화처럼...... 뉴튼 역학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미시세계를 다루는 새로운 과학 이론 양자역학.

  이번 팬데믹 이후 분명 세상은 달라질 것이고, 유연한 대처로 적응하기 위해 많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일상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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