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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 Writing Lab Jan 17. 2020

느린 아이 재능 키우기: 성공 원리, 실패 원리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딸아이가 맨날 슬라임만 해요. 슬라임 할 때마다 잔소리해요. 

건강에 안 좋다던데… 

딸이 원하는 게 있으면 ‘슬라임 안 하면 해주겠다’는 조건을 걸어요.” 


"레고에 빠져서 이제는 가장 큰 사이즈도 3~4 시간이면 맞춰요. 

레고를 하면 공부를 안 하길래 금지시켰어요. 

할 일을 다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상으로 레고를 가지고 놀게 해 줘요."



그때 나의 반응은 



"아니, 미쳤어! 재능이 뭔지 몰라 고민이라며 좋아하는 거 멀쩡히 잘하는 애를 왜 못하게 해!! 

좋아하면 더 많이 하게 해 줘야지! 

슬라임 고수들의 영상이라도 보여주며 연구하게 해! 도전하게 해!" 



이렇게 말하면 

“알았어요, 해볼게요” 하지만 몇 달 후 만나면 도돌이표.... 









모든 육아 전문가, 심리학자, 교육학자들이 입을 모아 ‘아이의 주도권을 보장하라’, ‘놀이를 존중하라’, ‘아이의 뻘짓을 인정하라’고 외치는 이유는 아이의 행복을 인정하라는 것 외에도 성공의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놀이에서 아이는 “성공의 원리”를 체득한다. 





성공의 원리를 간략하게 도식화해보면,




좋아한다 -> 열심히 한다 -> 잘한다 -> 희열을 느낀다

-> 더 잘하고 싶어 진다 -> 더 파고든다 -> 더 잘하게 된다 -> 더 희열을 느낀다 

-> ∞ ∞ ∞ ∞ ∞




분야마다 요구되는 자질은 다르지만 도전, 몰입, 극복이라는 성공의 원리를 놀이에서 완벽히 경험할 수 있다. 



사람은 즐겁고 편안할 때보다 어려움을 뛰어넘었을 때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한계를 뛰어넘는 행복감을 느끼면 다시 그 희열을 느끼고 싶어 진다.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황홀한 중독이다. 이 과정을 아무 고통 없이, 즐겁게, 공짜로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놀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결국 극복했던 작은 성공의 경험이 있다면 다른 도전을 만났을 때 끄집어 쓸 수 있는 성공의 계좌가 생성된다. 



놀이는 성공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는 완벽한 도구이다. 놀게 하면 계속 노는 게 아니라, 아이의 그릇이 더 커진다. 몰입, 주도성, 열정, 목표 설정과 같이 성공에 필요한 그 모든 요소가 놀이에 존재한다. 어릴 때 공부와는 담쌓고 놀기만 하던 아이가 더 일찍, 더 많이 공부한 아이를 뛰어넘는 게 가능한 이유는 공부와는 무관한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아이의 공부 그릇을 키워놓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를 보자. 



좋아하지 않는다 -> 억지로 한다 -> 잘 못한다 

-> 더 안 좋아한다 -> 더 못한다 -> 자신감 추락, 패배 의식, 열등감, 두려움 

-> ∞ ∞ ∞ ∞ ∞



또는 


좋아한다 -> 잘한다 -> 잘하니까 계속 밀어붙여보자 -> 무리한 도전으로 실패를 맛본다 

-> 좋아하지 않는다 -> ∞ ∞ ∞ ∞ ∞




이것은 실패의 원리이다. 


성공의 노선을 타면 재능이 없어도 성공한다. 실패의 노선에 있다면 제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일정 수준을 넘어선 성공이 불가능하다.



성공의 원리, 실패의 원리를 이해하면 개천에서 용 나는 게 왜 가능한지, 어릴 때부터 관심과 투자를 아낌없이 받은 아이가 왜 시간이 흐르면서 추락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성공의 원리와 실패의 원리는 몸에 각인되어 평생의 인생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미국의 정신치료 전문가 데이비드 호킨스는 『의식혁명』에서 인간의 의식을 단계로 표시하고 있다. 






200 미만은 FORCE, 위력으로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을 부정적으로 이끄는 에너지이다. 

수치심, 슬픔, 두려움, 욕망, 자존심 등이 해당된다. 



200 이상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POWER, 힘이다. 

용기, 자발성, 기쁨, 깨달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위력이 아닌 힘이 지배할 때 인생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다.




힘에 해당되는 몇 가지 흥미로운 항목을 살펴보면,




250. 중립 / 중용. 

경직되지 않은 유연한 마음이다.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좋은 대학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 

정해진 원칙과 길에서 어긋나도 문제없다는 열린 마음이다. 

힘을 빼야 운동도, 인생도, 성취도 순항한다. 




310. 자발성. 

스스로 하는 것. 

자기 몸도 못 가누는 아이가 설거지를 도와주겠다며 아수라장을 만든다. 

단추 하나 채우는데 30 분 걸릴지언정 스스로 하겠다고 우긴다. 


왜냐하면, 스스로 하는 게 기쁘니까! 

"해라!" 하면 안 하는데 "뭘 할래?" 중에서 선택하면 두 말 않고 한다. 

같은 행동도 자발적인 것을 더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 도표에 의거하면 ‘공부를 못하면 자존감이 떨어지니 선행을 해야 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잘해서 얻을 수 있는 감정인 ‘욕망’이나 ‘자존심’은 125, 175인 반면, ‘스스로 해냈을 때’은 310에 달한다. 

좋은 결과보다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가 훨씬 위대하다.




540. 기쁨. 

돈 버는 것, 1등 하는 것,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기쁜 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저 즐거워서 며칠이고 몇 년이고 몰두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보다 위대해진다. 노벨상 받은 사람 치고 ‘노벨상 타고 싶었어요’라고 말한 사람은 없다. 

한결같이 ‘연구가 그저 즐거웠어요’라고 말한다. 

겸손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위대한 성취는 기뻐하는 일에서만 가능하다. 




삶이 위력에 의해 움직이는가,
힘에 의해 움직이는 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생각해보면 중립, 자발성, 기쁨은 누구나 타고난다. 


서있기도 힘든 40도 혹한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술래잡기에 목숨 거는 아이들을 떠올려보자. 누가 뭐라 해도 자기만 좋아하면 아무 상관이 없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눈 뜨자마자 자기 직전까지 쉬지를 않는다. 조건도, 목표도 없다, 다만 즐겁고 행복할 뿐이다 우리는 높은 에너지에 의해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는데 양육 과정, 사회적인 편견은 우리가 힘이 아닌 위력에 지배되게끔 만든다. 








슬라임이, 레고가, 나뭇가지 줍기가, 꽃씨 따기가 어디로 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재능이나 성공은 내가 알고 있는 분야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어디에도 재능이 없어요', '재능을 발견하려고 운동도, 악기도, 공부도 다양하게 시켜요'라고들 하는데 아이가 정녕코 좋아한 것이 하나도 없었을까. 어릴 때부터 전쟁놀이만 하지는 않았는지, 돌멩이란 돌멩이는 다 집안에 가지고 들어오지 않았는지, 개미만 쫓아다니지 않았는지, 바닷가에서 물에서만 놀지 않았는지, 또는 모래사장에서만 놀지 않았는지… 아이가 좋아하는 무한 허튼짓에 재능의 단초가 숨어있다. 



세계 역사에 길이 빛나는 위대한 해군 이순신은 어려서부터 전쟁놀이를 좋아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쓰레기통에서 병뚜껑을 주워서 어떤 회사의 음료가 많이 팔리는지 분석했다. 발명의 왕 에디슨은 사람이 달걀을 부화시킬 수 있는지 보려고 달걀을 품었다. 모든 아이들은 이순신, 워런 버핏, 에디슨과 같은 싹을 가지고 태어났다. 



다만 생각해 보자. 


자녀가 집에서 전쟁놀이할 때 폭력성을 줄이면서 전쟁놀이를 발전시킬 방법을 생각해 봤는지. 아들이 나가기만 하면 쓰레기통에서 병뚜껑 수십 개씩 주워오는데 더럽다고 하는 대신 그 의미를 이야기 나눠봤는지, 달걀을 부화시킨다고 계란을 다 깨뜨려서 찐득하고 비릿한 냄새를 온 집안에 풍기는데 호기심이 많다고 칭찬해 줬는지. 




아이들은 자발성과 기쁨으로 삶을 이끄는 천재들이다.
아이들의 순수성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어른들은 그저 지켜보고 손뼉 쳐주면 그만이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에서 열정과 기쁨이 이끄는 삶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다. 



“대학을 중퇴하면서 거대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배고픈 나날을 보내며 이 친구 저 친구 집을 전전했다. 

어느 날 리드 대학에서 서체 수업을 청강했는데 이내 서체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글자 간격, 조합 방식을 보며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았다.  


…… 


그저 하루하루를 직감으로 살았을 뿐이고 이 나날들이 어떻게 되리라고 미리 구상하고 계획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 시절 서체에 대한 열정은 매킨토시 컴퓨터의 서체 기능으로 발현되었고, 

오늘날의 멋진 컴퓨터 인쇄술로 발전했다. 


…… 


앞을 보면 점을 이을 수 없다. 뒤를 볼 때만 점을 이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그 무엇이 되리라는 계획 없이(중립), 

본인의 결정으로(자발성), 

아름다움에 매료된(기쁨) 삶을 살아왔다. 



그 순간에 찍는 점이 무엇이 되리라는 어떤 의도도 없이 그저 좋으니까, 재미있으니까 충분히 즐기고, 다시 새로운 점을 찍으러 떠난다. 점 하나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 점이 모여 선이 되고 길이 된다. 앞을 보면 점을 잇지 못한다. 뒤를 봤을 때 비로소 점이 아름다운 보석으로 꿰어진다. 누구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는 없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살 수는 있다. 아이의 의미 없어 보이는 한심한 놀이가 쌓여 나만의 창의력이, 열정이, 자신감으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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