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직원이 우리를 작은 헛간 같은 곳으로 안내했다.
긴 테이블 위에는
바나나와 사탕수수, 호박이 쌓여 있었다.
“오늘은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고
강에서 목욕을 시킬 겁니다.”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조금 들뜬 얼굴이었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바나나를 한 송이 집어 들었다.
나는 잠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직원이 말했다.
“코끼리는 생각보다 조심스러운 동물입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천천히 다가가세요.”
우리는 먹이를 들고
울타리 쪽으로 걸어갔다.
코끼리 몇 마리가
천천히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몸이 생각보다 거칠었다.
두꺼운 피부와
길게 늘어진 코.
코끼리는 사람들의 손에서
바나나를 하나씩 가져갔다.
코가 바나나를 감아 올리는 움직임은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사람들이 웃었다.
“귀엽다.”
누군가 말했다.
나는 조금 뒤쪽에 서 있었다.
그때였다.
울타리 끝 쪽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다른 코끼리들보다
조금 더 컸다.
걸음이 느렸다.
귀 뒤쪽에
희미한 흉터가 보였다.
직원이 말했다.
“말리입니다.”
나는 그 이름을
속으로 따라 말했다.
말리.
말리는 사람들 쪽으로 바로 오지 않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코를 천천히 흔들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직원이 조용히 말했다.
“말리는 나이가 많아요.”
나는 말리를 다시 바라보았다.
말리는 한 걸음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멈췄다.
손에 들고 있던 바나나를 내려다봤다.
잠깐 망설이다가
조금 앞으로 걸어갔다.
말리는 가만히 서 있었다.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코끼리의 코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바나나를
조용히 가져갔다.
코끼리의 숨이
가깝게 느껴졌다.
말리는 바나나를 먹고
잠깐 나를 바라보았다.
아주 검은 눈이었다.
나는 그 눈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슬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직원이 말했다.
“말리는 예전에 관광 캠프에 있었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리는 다시
천천히 걸어갔다.
다른 코끼리들 사이로
조용히 섞여 들어갔다.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