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젠가 울 때 하나님께 '나 좀 데려가세요. 쓸모도 없는데 왜 태어나게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스스로 놀랐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이야...
욥이 한 말과 비슷했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원망 같아서 안 하겠다고 애초에 다짐을 했었는데 내가 나도 모르게 하고 말았다.
그동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다가 솔직하게 기도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엉엉 울면서 솔직하게 기도를 드리다가 저 말까지 나왔다
하아~
주님께 죄송하다.
내가 주님을 세 번 부정한 베드로랑 뭐가 다른가...
ㅜㅜ
나를 살려주셨는데 옛 자아 때 매일 울면서 제발 데려가달라는 기도랑 뭐가 달라....
이 세상에서는 쓰일 곳이 없으니까 데려가달라는...
죄송했다.
그럼에도 계속 살려주신다ㅜ
주님께 절대 원망이 아니라고 이유를 설명했는대도 죄송하다.
왜 이 상황을 허락하셨을까?
욥이 자꾸 생각나는데 아무래도 바닥까지 다 드러나게 하시는 것 같다.
주님을 믿고 의지하고 순종하고 싶어 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끄집어낼 수 없는 심연에 있는 까만 것들을 끄집어내셔서 치료해 주시려고 그러신가 싶기도 하다.
나는 죄인일 수밖에 없다는 걸 철저히 깨닫는 계기.
내가 내 마음을 지켜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나를 신뢰할 수 없는 걸 인정해야 하는 계기 같다.
내가 이럴 수도 있는 악한 사람이라는 거...
과거에 마음이 지옥같이 살 때는 정말 낭떠러지에 매일매일 서 있는 기분이라 진심으로 죽음을 원해서 기도를 드린 건데,
지금은 그런 지옥 같은 마음은 아니고
하나님 안에서 평안한데 힘듦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내가 뭐라고 마음을 이리 지켜주시는지...
그래도 솔직한 마음을 끄집어내 주시고 들어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