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지 않는 옷을 입으라고 합니다

by 이야기소녀

주님께
요리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건 할 수 있지만 매번 뭘 해 먹어야 할지 스트레스받는다고 했다.
물론 인간이 살기 위한 요소 중 하나고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비난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차라리 김밥이나 차려져 있는 거면 괜찮고
똑같은 걸 보름동안 계속해 먹는 것도 괜찮은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면서 매번 다른 요리를 해야 하는데
이건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낑낑대는 느낌이다.

요리에 대해 힘듦을 토로하면
한분 빼고는 모두 '레시피를 보고하면 돼'라고 말한다.
내 고충은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무조건 답정이다.
레시피가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 걸 모르겠냐고용~


한분은 못하면 사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물가가 오르고 있고 내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니 저 말이 나에게 적당치 않지만
그래도 레시피를 보고하면 된다고 하는 말보다는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주님께서는
'공부를 하기 싫어하지만 손재주는 뛰어난 사람이 있듯이
모두에게 맞는 재능이 주어져 있단다.
ㅇㅇ은 그 재능이 요리가 아닐 뿐이지.

자기에게 주어진 재능이 아닌 걸 할 때는 힘들고 괴롭고 지치지.
하지만 또 이걸 이겨내는 사람들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 재능에 대한 사용이 주어지지만,
꾸역꾸역 하는 사람은 계속 낑낑거리며 아기옷을 입으려고 애쓰는 사람과 같아서 여름이 되면 햇빛으로 살이 타고 겨울이 되면 살이 아린 것처럼 삶이 괴롭지.

꼭 맞는 옷을 입으면 편하고 비로소 나답게 살 수 있지.
꼭 이겨내는 게 옳다고 할 수도 없고
꼭 나와 맞는 것만 찾는 것도 옳다고 할 순 없고
안 맞는 줄 알았으나 옷이 접혀 있어서 몰랐을 수도 있고
또 맞는 줄 알았으나 막상 하다 보니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으니,
처음부터 단언해서 말할 순 없단다.
적어도 나 자신을 알고 그 재능을 찾기 위해서는 주님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바라봐야 가능하단다.

그래도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한결같이 노력했는데도 괴로운 맘이 더 크게 든다면 말이야,
이겨내라고 말만 하는 사람들의 얘기는 들을 필요가 없지 않겠니?
네 스스로 마음을 지키고 네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편한지 살펴보거라.
요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감당할 수 있는 부분들만 하거라.
그 이상의 짐은 불필요하단다.

주님께 간구하여라.
모든 걸 다 아시는 주님께서 ㅇㅇ에게 꼭 맞는 일을 주실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내가 분명하고 선명하게 주님의 생각을 잘 알아들었는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위로가 되고 있으니 주님이라 믿는다.

기본적인 요리는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들 말 듣고 나 스스로를 괴롭게 하지 않으련다.
해도 내가 하고픈 마음이 들 때 하련다!
얽매이지 말자!

또 내게 꼭 맞는 일을 주실 거라는 믿음도 잃지 말자!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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