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시 입성 – 이엘리(1)

by 이야기소녀

2241년 12월 14일 화요일


“김나훔! ……이엘리! 에덴 STD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강소라! ……모두들, 순서대로 상담센터로 가보세요! 상담을 마친 뒤에는 귀가하고, 직업이 확정된 학생은 이제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좋아요.”


어제 상담로봇과의 진로상담을 마치고, 오늘 등교하니 수업로봇이 알려주었다. 엘리 뿐만이 아니라 이세벨이나 다른 반 학생들도 각자 진로에 대한 답이 왔는지 상담센터에 서 있는 줄이 꽤 길었다.


“우리 학교 정말 폐교하려나봐~ 그러지 않고서야 학년을 끝마치지 않고 다들 일터로 내보내다니~.”

“별 수 있겠어? 남은 애들은 거의 다 가나안 마을 출신일텐데, 더 이상 거액을 들여 이 학교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뭐 나도 이 학교 오래 다니고 싶진 않았는데 잘 됐네 뭐!”

“졸업식도 없고 우리는 이게 뭐냐~.”


다들 기다리면서 한 마디씩 던졌다. 맞는 말이긴 했다. 방금 상담을 마친 나훔이 나오자 엘리와 나훔을 붙잡았다.


“나훔! 너는 어디서 연락 왔대?”

“나는 DF소돔점에서 인턴! 부모님 고아원 물려받으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이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엘리는 축 쳐져 있는 나훔의 어깨에 팔을 뻗어 토닥여줬다.


“야! 나도 있잖아. 나도 꼭 꼬박꼬박 벌어서 엄마, 아빠한테 보내야지! 우리 힘내자! 일단 먼저 가!”

“응!”


나훔은 애써 씨익 웃어보였다.


“고3 1반 이엘리 학생 들어오세요!”


엘리의 이름이 호명되자 비어있는 상담로봇 앞에 앉았다.


“어제 에덴 STD 공중도시팀으로 신청했죠?”

“네!”


상담로봇은 어제와는 다르게 분석할 때 깜박이는 눈알을 감추고, 자신의 얼굴화면을 보라며 엘리에게 비추었다.


“이 화면에 집중하세요!”

“소돔학교 이엘리 학생이죠? 저는 에덴 STD 인사팀 소속 팀장입니다. 음…보자~ 이엘리 학생이 갑자기 등수가 올랐지만 그동안 꼴찌였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머리는 뛰어나지만 성실성과 꾸준함을 신뢰할 수가 없네요.”


에덴 STD 로고가 찍힌 스웨터를 입은 사람이 화면에서 말하고 있었다.


“에혀~ 내가 그럼 그렇지…. 아무튼 고려해주셨던 점 감사합니다!”


엘리는 거절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한숨을 푸욱 내쉬며 교실로 돌아가려고 이자에 있는 버튼을 누르려 했다.


“잠시만요! 내 말,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네?”


다시 자세를 잡은 엘리는 그 가느다란 눈을 최대한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엘리양의 가능성을 믿고 싶습니다. 지금 공중도시에 인원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공중도시 팀에 기술개발팀이나 데이터팀으로 지원하셨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엘리는 우렁찬 목소리로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음…기술개발실은 인턴의 자격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요. 데이터실의 일을 하면 좋겠군요. 괜찮습니까?”

“네! 당연하죠!”

“그럼 1년 계약인턴으로 채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엘리는 그 자리에서 기쁨을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인사담당자 앞이라 참았다. 이미 속에서는 날뛰는 중이었다.


“이제 공중도시를 들어오려면 공중도시가 소돔 마을 상공을 지날 때만 가능합니다. 공중도시가 이엘리양을 태우기 위한 장소는 개인 연락처로 메시지를 남길 테니, 내일 지정된 곳으로 생활에 필요한 칩들이나 이자를 가져와도 됩니다. 앗! 그리고 장소는 지극히 보안이 유지돼야 해서 혼자만 알고 혼자만 나와야 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엘리는 몸소 일어나 화면 앞에 허리를 직각으로 숙여 인사했다. 그와 동시에 화면은 꺼졌다. 그제서야 엘리는 제자리에서 깡충깡충 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야호! 야호! 야호!!! 해냈다아아~~.”


엘리는 이자에 앉아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



“엄마, 아빠! 저 에덴 STD에 인턴으로 합격했어! 공중도시에서 일하래!”

“잘했어! 고생했다!”


나훔의 아빠는 도착하자마자 자랑하는 엘리를 보며 기특한 표정으로 양 엄지를 들어주셨다. 하지만 나훔의 엄마는 기쁘면서도 약간은 씁쓸한 표정이셨다.


“엄마는 반응이 왜 그래~~ 나 집 떠나니까 아쉬워서 그래?”


엘리는 아담한 나훔엄마를 따뜻하게 보듬었다.


“필요한 칩들 챙겨줄테니까 잘 다녀오고! 연락도 꼭 해! 옷 한 벌 사줘야 하는데 미안해… 흑!”


결국은 눈물을 쏟는 나훔엄마였다.


“응! 걱정하지 마! 나훔이 엄마를 돌볼 테니까 난 안심할거야!”

“내일 데려다줄게! 어디야?”

“비밀이래~ 혼자만 나오라던대?”

“참나! 무슨 그게 비밀이라니~ 누가 가고 싶다고~.”


나훔엄마는 눈물이 나왔다가 들어갔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풉~ 나도 몰라~ 엄마! 그럼 나 이제 올라가볼게!”


엘리는 나훔엄마를 한 번 쎄게 꾸욱 안았다가 볼에 뽀뽀를 하고는 방에 올라가려고 발판을 탔다.


“엘리야~.”

“응?”


땅만 쳐다보고 있던 나훔엄마가 갑자기 엘리를 불러 세웠다.


“…너희 부모님 궁금하지 않아?”

“우리 부모님? 궁금하지!”


엘리는 나훔엄마의 말에 금세 발판에서 뛰어 내려왔다. 나훔엄마는 심각한 표정이었다. 나훔아빠 또한 나훔엄마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너희 아버지는 말이야. 너와 같은 기술개발자셨어.”

“진짜? 대박! 그리고?”

“정말 똑똑하셨지. 너희 엄마도 마찬가지야.”

“오오~ 부모님이 기술개발자라~ 그래서 내가 기술개발에 관심이 많구나~.”

“너희 아버지는 말이야~.”


나훔엄마는 결심한 듯 입을 열어 말하려고 할 때였다.


“아줌마!!!!!!”


이세벨이 때마침 들어오더니 큰소리로 나훔엄마를 불렀다. 그러더니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아주 작게 고개를 양쪽으로 저었다. 나훔엄마는 이세벨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으..흠! 너희 아버지는 너랑 똑같이 생기셨어! 지금까지 살아계셨음 정말 자랑스러워하셨을 거야…. 그래, 이제 올라가보렴!”

“나랑 똑같이? 내가 아빠를 닮았구나~ 헤헤~ 엄마 알려줘서 고마워!”


엘리는 나훔엄마의 심경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에덴 STD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설레여서 신경을 안 썼던 건지 모르겠지만,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방으로 올라갔다.


“아줌마~ 죄송해요…. 엘리에게는 아직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네 맘 충분히 알지. 그것도 모르고 이제 말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서 내 마음대로 할 뻔 했구나. 내가 미안하다~.”

“아줌마! 아저씨! 저도 에덴 STD 공중도시 관리팀에 채용됐어요. 인턴은 아니고요. 정식직원으로요. 내일 공중도시로 갈 것 같아요. 당분간은…이곳에 오지 못할 것 같아요….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 정말 우리 고아원의 경사구나! 세벨이까지!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착잡하구나~ 여기는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세벨이 마음 잘 지키며 일해야 해! 세벨이는 어딜가나 잘 살거라 믿어! 그리고 세벨이와 엘리 너희 둘은 피를 나눈 자매니까 서로 잘 챙기고! 알았지?”


나훔엄마는 세벨이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

“엘리랑 필요한 칩들 챙겨줄테니까 방에 가서 필요한 것들 챙기며 쉬고 있거라!”



2241년 12월 15일 수요일


다음날, 이엘리는 고아원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어젯밤 트랜스포머폰 메세지에 온 장소로 이자를 타고 갔다. 이세벨은 다른 시간대와 다른 장소였는지 아침부터 마주칠 수가 없었다.


“어차피 공중도시에서 만날테지만 언니는 동생이 가는 길이 걱정도 안 되나~ 아무리 왕래가 없어도 그렇지!”


요나처럼 투덜거리며 소돔 학교 뒤편으로 갔다. 뒤편은 좀처럼 잘 가지 않는 곳이었다.


“여기가 맞는대~! 엇! 저기 보인다! 시간 칼 같군! 아침 9시 되기 30초전!”


하늘을 올려다보니 공중도시가 저 멀리서 서서히 소돔 마을 쪽으로 우회하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볼 때는 지상과의 차이가 대략 500m즈음 되는 것 같았다.


“대체 여기서 저기를 어떻게 올라갈 수가 있지? 밧줄? 아니야. 너무 구식이야. 500미터 밧줄이 어디 있어! 그럼 에스컬레이터를 내리나? 그것도 좀 그래. 그럼 무빙워크? 무빙워크가 세로가 가능한가?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는 말이 될 수도 있겠어!!! 진짜 과학의 절정이군! 얼른 와라아아~~.”


엘리는 이자에 편안히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소돔 학교로 천천히 오고 있는 공중도시를 보면서 마치 자신이 연구에 조예가 깊은 사람처럼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상상했다.


“여기요! 여기!!! 아이쿠~ 머리야~.”


드디어 학교 뒤편으로 공중도시가 다가오자 엘리는 이자의 유리덮개가 있는지도 깜빡하고 일어나 손을 흔드려다가 머리를 쎄게 부딪쳤다. 두 눈 앞에 별이 보이는 듯 했다. 그때 몸이 공중으로 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악~ 이게 뭐야~~.”


머리를 만지다가 눈을 비비며 양 옆을 바라보자 자신의 이자가 공중으로 서서히 들리고 있었다. 신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원리가 궁금해서 유심히 살펴보니, 공중도시의 한쪽 귀퉁이땅에서 유리관을 내려 엘리의 의자를 빨아들이는 중이었다. 유리관이 층층이 접히는 유리관이었고 두께가 아주 얇고 강한 재질 같았다.


“자! 이엘리 에덴 STD의 인턴 맞습니까?”

500m를 순식간에 올라간 엘리의 이자와 엘리! 이자가 떠있는 상태에서 공중도시를 담당하는 로봇이 두꺼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안이 철저해 보였다.

“네! 소돔 학교 고3 1반 이엘리입니다. 어제 인턴으로 명 받았습니다!”


덩치가 고릴라처럼 큰 보안로봇은 눈으로 엘리와 이자, 그리고 엘리가 들고 있는 가방을 스캔을 했다. 신원확인과 안전이 확인이 되었는지, 보안로봇은 엘리의 이자를 공중도시 귀퉁이 땅에 서 있을 수 있게끔 임시부력레일을 대주었다. 엘리의 이자가 임시부력레일 위로 옮겨지자. 보안로봇은 유리관 접는 버튼을 눌렀고, 5초만에 그 큰 유리관들이 층층이 접혔다.


“1지구에 있는 기업지구 에덴STD 1층에서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알겠습니까!”

“넵! 알겠습니다!”


엘리는 긴장한 채로 보안로봇에게 대답을 했다. 보안로봇이 엘리의 이자 앞쪽 중간부분인 제어판에 자신의 손가락을 꽂아 공중도시의 지도정보를 전송해주고는 출발을 허가했다.


“우와~~~~~~~.”


엘리는 보안로봇 뒤로 보이던 공중도시를 드디어 온 몸으로 맞이했다. 엘리는 이자의 유리덮개 버튼을 누르자 유리덮개가 이자 안으로 들어갔다. 영상으로 봤을 때의 모습보다 현실에서 보니 그 금색의 빛이 몇 배나 더하는 것 같았다.


“진짜 금 같은데?”

보안로봇이 대준 임시부력레일은 금색이 아니었지만 공중도시로 딱 들어서자마자의 레일부터는 금색이었다. 아니, 레일이 없고 모든 금색의 땅이 부력레일인 듯 했다. 창세기 도시에서는 이자가 다니는 레일이 따로 있었다. 소돔 마을 레일도로도 그렇고, 하늘광장에도 부력레일이 없어 이자를 세워놓는 주이장이 있었다. 가나안 마을에서는 더 열악했다. 레일이 깔리지 않는 샛길도 많았고, 거의 큰 도로에서만 가능했다.

그래도 소돔 학교 내에서는 모든 공간이 다 부력이긴 했다. 그런데 이 공중도시는 모든 길과 모든 건물들에 다 부력레일이 깔려 있던 모양인지,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자이동이 가능했다.


“대단해~~~~~~~! 앉아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도시라니! 마도시님은 천재야!”


엘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은 금색이었다. 날아다니며 일하는 작은로봇들도 금색, 아이스크림 모양처럼 생긴 큰 건물이나 구두처럼 생긴 건물 등등 여러 특색 있는 건물들도 다 금색이었다.


“내가 공중도시에 입성을 하다니!!! 야호!!!!”


바람에도 금색이 날리고 있는지 온 세상이 천국 같이 보였다. 엘리의 이자는 직선으로 미끄러지듯 쭉 달렸다. 하늘광장 홀로그램 영상에서 보던 무지개물 분수대가 보였다. 무지개물이 마치 하트모양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공중도시 거주민 여러분! 이제 무지개분수에서 면역력과 소독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무지개물이 공중도시 전역에 뿌려질 예정이니 놀라지 마십시오! 현재 버전의 이자는 무지개물이 유리 덮개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유입이 될 것입니다. 예전 버전의 이자를 가지고 계신 분은 없으시겠지만, 예전 버전의 이자를 가지고 계신 분은 유리 덮개를 거둬 무지개물을 흡수하시기 바랍니다. 공중도시 거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는 무지개 분수였습니다. 5.4.3.2.1 분사!”

색깔을 가진 형형색색의 무지개물이 안내방송과 함께 공중으로 높이 솟아 올라가다가 공중도시 전체에 넓게 흩뿌려졌다.


“우와~~~ 처음 봐! 진짜 멋있다~~~ 나 여기 너무 잘 온 것 같아~~~.”


그리고는 무지개분수 위에는 익숙한 사람의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공중도시를 처음 광고한 그 영상이었다. 그리스식 옷과 월계관을 쓴 마도시가 양 손으로 공중도시를 컨트롤 하고 있었던 모습.


“마도시님? 도시를 만든 사람! 정말 존경합니다아아~~~.”

엘리의 이자는 이제 왼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엘리는 마도시 홀로그램을 뒤돌아보며 눈으로 하트를 날렸다.


이자가 왼쪽편으로 들어서자 공중에 홀로그램 안내판이 떠 있었다.


‘이곳은 1 지구인 기업지구입니다.’

기업지구의 건물들은 아까 모양이 다양했던 건물들과는 달리 세모난 피라미드 형태밖에 없었다.


“아까 그곳은 몇 지구지?”


이자 화면에 뜬 지도를 유심히 보니 아까 그곳은 2 지구인 쇼핑과 문화지구였다. 2 지구의 지름길로 온 듯 했다.


“아하! 어쩐지 건물들이 다양하더라니~.”


엘리는 괜한 아쉬움에 혼자서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지나쳐온 2 지구의 건물들을 다시 자세히 보려고 했지만, 이미 지나쳐와서 보이지 않았다.

이제 엘리의 이자는 크고 작은 피라미드 건물들을 지나 제일 끝에 위치한 아주 거대한 피라미드 건물쪽으로 매끄럽게 쭈욱 달렸다. 한 10층 정도 돼보이는 덩치 좋은 피라미드의 입구는 스핑크스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엘리의 이자가 그 입구로 진입하자, 엘리는 마치 거대한 동물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서오십시오! 여기는 에덴 STD 공중도시 본사입니다. 현재 출입하신 분은 ‘인턴 이엘리’입니다. 바로 3층 인사팀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사방이 거울로 뒤덮힌 로비가 보였다. 로비 공중에는 태양이 매달려 있었다. 이 태양은 자체발광하는 탓에 사방벽 거울에 반사가 되어, 1층 공간을 온통 빛으로 가득 메우고 있었다. 1층 천장에는 태양 말고도 우주에 떠 있는 다른 행성들과 함께 달이 서로 간격을 두고 매달려 있었다.

이 자체발광 태양은 눈코입이 달려 있었다. 이 희한한 것은 엘리의 이자가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정보를 받았는지, 눈으로는 엘리를 쳐다보면서 입으로는 엘리의 정보를 읊고 있었다.


“대단해! 대단해!!!! 정말 멋져!!! 과학기술의 끝장판이군! 이 텅빈 공간이 조금 아쉽지만~ 나 같으면 로비에서 우주전쟁 게임이 펼쳐지게 할텐데 말이지! 그래야 출근할 때 활기가 생기지! 헤헤헤!”


빈 공간에 어떤 게임을 놓을지 상상을 해보는 엘리였다.

엘리는 1층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3층 인사팀으로 보내준다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매개채가 없었다. 그저 넓디 넓은 한 층의 공간이었다. 엘리의 이자는 에덴 STD 입구를 통과해 천장에 매달린 동그란 달 밑에서 멈췄다.


“우잉? 3층이라면서 왜 여기서 멈춘대? 이자가 고장 났나? 그럴리가! 고친지 얼마나 됐다고~.”

엘리는 이자의 여기저기를 살피다가 한 번 때려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체념하고 고개를 젖혀 천장을 바라보았다. 달의 크기를 보아하니 엘리의 이자 두 배만큼의 넓이였다. 무게가 있어 떨어졌다면 바로 즉사였을 것이다. 그 달은 엘리가 멈추자마자 달 밑 부분에서 미닫이 문이 열리듯 스르륵 열렸다. 그곳에서 나오는 달빛이 엘리의 이자를 강하게 비췄다. 바로 그때 엘리의 이자 아래쪽에서 밀리는 어떤 강한 힘이 느껴졌다.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그 달빛이 신호였는지 1층 건물 바닥에서 엄청난 부력이, 엘리의 이자를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워 3층까지 안전하게 올려 보냈다. 속도는 보통 빠르기였다.


“이엘리 인턴?”


딱 3초가 걸렸다. 3초 만에 3층에 도착하자마자 어제 면접했던 에덴 STD 스웨터를 입은 직원이 이자를 타고 다가왔다.

“아! 아…안녕하세요…. 제가 이…이엘리입니다….”

“처음이라 놀랐죠? 건물이동의 신기술이라 적응되면 괜찮을 거예요. 저희는 이미 한 달 동안을 실험했기 때문에 놀라진 않죠. 하하하!”

엘리는 수더분한 직원의 말에 놀랐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드디어 이자에서 나왔다. 기지개를 켜며 자신이 있는 3층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3층은 1층과는 다르게 공간이 조금 더 좁았으며 사람들이 붙어서 일하지 않고 독립된 공간에서 각각 일하고 있었다.


“저는 이 에덴 STD에서 일할 인재들을 뽑고 관리하는 이은 팀장이예요. 반가워요!”

“아! 넵 반갑습니다!”


엘리는 이자에서 일어나 팀장에게 구십도로 인사했다.


“호호호~ 이자에서 굳이 일어날 필요는 없지만 뭐 이미 일어났으니~ 어차피 이자를 타고 들어가야 하니, 다시 앉으세요! 호호호~ 엘리양! 정직원은 처음 오자마자 그 팀에서 관리하는데, 인턴은 저희가 관리해요. 우선 저를 따라오세요. 이 공간은 이동공간이라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얼른 이동해야 해요.”

“아! 넵!”


이은하 팀장은 다시 이자에 앉은 엘리를 3층 중앙으로 이끌었다. 엘리가 지나가면서 둘러보니 어떤 직원은 큰 화면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고, 어떤 직원은 벽에 여러 영상책들을 펴놓고 문제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고, 또 어떤 직원은 헬퍼로 전화를 하면서 역정을 내고 있었다. 그 앞에 놓여있는, 절반으로 잘라진 음료기계 때문인 듯 했다.

“저거 또 말썽인가보네. 아무리 시행착오를 거쳤어도 아직 불안정하다니까~.”

“음료기계가 왜 반밖에 없어요? 저걸 깨끗하게 자르다니! 대단한대요! 누가 잘랐어요?”

“아~ 저 직원 뒤쪽에 있는 네모난 통 보이죠? 지금은 없어졌지만 옛날엔 있었던 전자렌지 같은 모양이요~.”

“네네! 전자렌지 뭔지 알아요. 역사시간에 봤어요. 저건 크기가 다섯 배 크네요.”

“그렇죠~ '빛고속 연결시스템'이라고 해요! 공중도시 최초로 '물건을 대상'으로 텔레포트를 시험운행하고 있는데, 가끔 물건이 사라지거나 파손된 채로 배달이 되더라고요…. 개발팀에서 보완해야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 기술이 미치지 못한 건지 원~ 엘리양! 잠깐! 여기 멈춰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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