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엄마와 생쥐아부지의 배틀!
6시 내 고향에 나온 엄빠의 고향 소식에 벌어진...
우리 가족이 매일 즐겨보는 프로그램 '6시 내 고향'
고양이엄마는 그다지 챙겨보지 않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나와 생쥐아부지가 틀면 그냥 내버려 두기는 하신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
설거지를 깔끔하게 마치고 거실로 가보니 두 분은 티격태격하지 않고 사이좋게 계셨는데, 특히 고양이엄마가 볼이 빵빵해서 귀여운 표정으로 6시 내 고향 앞에 앉아계셨다.
어쩐지 엄빠의 고향이었다!
내가 고양이엄마와 생쥐아부지가 앉은 소파 앞 탁자에 앉아서 같이 6시 내 고향을 보는데,
등뒤에서 평소 티브이 볼 때 잘 들리지 않는, 어떤 앙증맞은 소리가 내 귀에 살포시 들어왔다.
고양이엄마였다!
"나 어렸을 때는 장에 가면 물건을 그냥 받는 건 줄 알았어! 명절날만 되면 옷가게 하시던 작은 아버지가 옷을 주셨거든. 그때 유행하던 빨간 잠바를 입었었지~ 캬~ 야옹~"
"찍찍찍~ 꼬마고양이 때 코 질질 흘리면서 마루턱에 앉아있는 거 내가 다 봤어~ 찍찍찍~"
생쥐아부지는 놓치지 않고 틈을 치고 들어가 고양이엄마를 놀리셨다.
"소도 그땐 많았어! 언니들이랑 산에 놀러 가고 할머니가 엄마 몰래 사탕도 주셨다! 야옹~"
"나는! 찍찍! 옴 올라서 형이랑 다섯 식구가 40km를 걸어서 치료받으러 갔다 왔지!"
"우리는 할머니가 과일 주으시다가 무른 거 주셔서 많이 먹었어! 아부지는 큰 도미를 사 오셔서 가마솥에 쪄주셨지! 야오오옹~"
"우리는! 죽을 많이 먹었지! 찍찍!"
"우리 집은 첫 집이라 다들 서로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다들 모였어! 야옹~"
"나는! 동창들이 150명이야~ 찍찍!"
"야옹!"
"찍찍!"
나는 뒤를 돌아보며 몇 십 번이고 들었던 얘기를 처음 듣는 것처럼 들어드리다가, 내가 마치 엄빠의 할머니가 된 것처럼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만약 내 자녀들이었거나 친구들이었다면 너무 귀여워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샌가 생쥐아부지와 고양이엄마의 어린 시절 배틀이 되어버린 '정겨운 6시'였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