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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Oct 29. 2023

항암 때 단식을 하라고 했다

물리 치료사가 말했다 2

물리 치료실이 있는 동네에도 단풍이 들었다.


이틀째 허리 수술 때문에 물리 치료사를 찾아갔다.  물리 치료사는 젊은 여성인데 검은 머리를 가졌고 성일 사람들보다 발음하기가 어려운 걸로 봐서 독일 여성은 아닌 것 같다. 인상이 밝고 키는 큰 편인데 날씬하면서 균형 잡힌 몸이 건강하고 날렵해 보였다. 나는 녀에게 지난번 그녀가 말했던 식이에 대 질문을 다. '계란'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 그녀는 계란을 포함한 유제품 등 '단백질'을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설명했다. 항암 때 사흘 단식하는 법에 대해서.


명 <사흘 죽 단식법>데 방법은 간단하다. 항암 전 이틀과 항암 당일을 포함 총 3일 단식을 하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견디기 힘들고 의사들과 가족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 수 있으니 절충법이라고 했다. 항암 이틀 전부터 계란과 유제품 등 모든 단백질을 끓는다. 고기 등 동물성 지방 Fat 끊고, 소금 섭취를 줄이고, 암의 주 먹이가 되는 설탕 절대 금지. 이 사흘 동안에는 죽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조금씩 섭취할 것. 물론 살은 조금 빠지겠지만, 우리 몸을 암과의 전투태세로 만들고 몸속의 노화된 세포 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그럼 나머지 4일은? 가급적 천천히 몸이 원하는 대로 다 으면 된다고. (계란/유제품/고기 등 먹으면 됨.)


얼마 전 내 댓글에 항암 중 사흘 단식에 대한 정보를 주신 구독자 분이 계신데 그분 얘기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납득이 갔다. 거기다 아무것도 안 먹는 단식은 쉽지 않을 듯한데 죽이라도 먹는 거라면 해 볼만하다는 생각 다. 말이 . 단적이지도 않고. 의 먹이 사슬을 끊고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논리니까. 내 몸에 필요한 건 섭취해 가면서. 항암 중에 미역국을 먹겠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댓글을 달아주신 어느 작가님 말씀으로는 미역국 과다 섭취는 갑상선에 안 좋다는 것. 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다. 그래서 뭇국과 시래기청국된장국을 골고루 먹는 걸로 절충했다.



물리 치료실이 있는 동네.


물리 치료사는 또 내게 혀를 내밀어 보라고 하더니 열이 많네요, 한다.(이분은 중국 의학을 공부했단다.) 그런가? 몸이 찬 게 아니고? 몸은 차도 속에 열은 많을 수가 있구나. 항암은 열을 많이 발생시킨다며 열을 많이 나게 하는 생강차 같은 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글쎄다. 녹차만 마시면 몸이 더 차가워질 수도 있는데.

엄지 폐의 상태를 보여준다면서 내 엄지손톱을 보고는 복식 호흡을 많이 하라고 했다. 암 환자들은 보통 엄지손톱이 검은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는데 지금은 왼쪽 엄지손톱은 거의 정상 톤으로 돌아왔고, 오른쪽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 어쨌거나 깊은 호흡은 도움이 된다. 책할 때마다 복식 호흡을 하기로 했다.


이틀 동안 허리에 도움이 되는 자세와 동작도 배웠다. 첫째 날과 둘째 날6가지 동작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양 발을 벌리고 서서 무릎을 조금 구부리고 양팔을 가슴 높이부터 아래로 툭툭 털기. 이때 몸도 같이 털기. 2. 등을 바닥에 대고 무릎을 세우고 양손을 엉덩이 옆에 놓고 양손으로 바닥을 누르기. 엉덩이를 살짝 들었다가 호흡과 함께 내리기. 3. 2번 자세에서 양 무릎을 왼쪽/오른쪽으로 바닥으로 기울이기. 4. 매트 위에 양 무릎과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고양이 자세. 양손으로 바닥을 누르며 무릎을 살짝 들기. 5. 같은 자세로 오른쪽 다리와 왼팔 뻗기. 왼쪽 다리와 오른팔 뻗기. 6. 자세를 옆으로 돌려 몸을 활짝 벌리고 양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한 손으로 바닥을 짚음. 오른쪽 팔을 활짝 펴기. 이때 오른쪽 다리도 같이 들기.


을 내어 동안 내가 일던 가게에도 들렀다. 항암 소식도 전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데 대해 감사 인사도 드리고 너무 염려 마시라는 말씀도 직접 드리 싶어서. 사장님의 위로와 격려. J언니의 호박죽. (날 위해 사장님께서 직접 늙은 호박을 구해오셨다고 한다.) J언니는 김치와 그날 저녁에 먹으라고 잡채까지 싸주셨다. 우연히도 저녁엔 옛 동료였던 J까지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우리 집을 방문했. 정성이 가득한 소고기 뭇국은 옛날에 내가 먹던 추억의 맛이었다. 담백하고 시원하고 명절이나 제삿날에 먹던 그 맛! 얼마나 맛있던지 다음날 점심때 두 그릇이나 비웠다. 뭇국에 넣어 먹으라고 잘게 찢은 소고기와 파는 따로 넣어왔다. 그뿐인가. 항암 때 먹으라고 소고기 스테이크와 김밥의 달인답게 김밥까지 싸왔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다 갚을 것인가. (부담되시라고 쓰는 거 아님. 이렇게 도와주는 분들이 많으니 안심하시라는 뜻임.) 직 시작도 안 했지만 항암을 잘 시작하고 무사히 마무리하게 된다이렇게 귀한 음식과 귀한 마음과 정성 어린 기도가 쌓이고 쌓인 덕분일 것이다.



색깔도 맛도 남달랐던 김밥. 고기와 파 안 넣어도 저렇게 맑고 고운 뭇국이라니.  파와 고기와 마늘과 소고기 스테이크. 아이고 많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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