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가톨릭 재단이다. 학교 건물 뒤편에 성당이 딸려 있고 수도원까지 있다. 종교 수업은 주 3회로 가톨릭과 개신교 수업 중 선택이 가능하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가톨릭 재단이다. 학교 건물 뒤편에 성당이 딸려 있고 수도원까지 있다. 종교 수업은 주 3회로 가톨릭과 개신교 수업 중선택이 가능하다. 주 2회 체육과, 주 2회 영어 수업에 비하면 비중이 큰 편이다. 매주 일요일 미사 참석이 의무가아니라서 다행. 예전에는 교사들 중 수녀님들의 비중이 컸는데 지금은 대부분 은퇴하시거나 돌아가셔서 일반 교사들이 많은 것을 학부모들은 다행으로 여기는 눈치다.
우리 반 율리아나 엄마 이사벨라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사벨라는 여자생들만 다니는 우리 학교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을 다녔다. 당시엔 수녀님 선생님들이 너무 엄했단다. 율리아나가 그런 선생님들과 공부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독일은 초등학교 담임이 2년마다 바뀌는데, 초등이 4년 제라 총 두 명의 선생님을 만난다. 2학년 때는 교대를 막 졸업한 친절한 선생님이었는데, 3, 4학년을 함께 할 담임샘은 수녀님들만큼이나 엄격하신 모양이다.
학교 미사는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 중 학부모에게 참석 여부를 묻는 미사는 분기별로 1회 정도다. 2주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두고 12월의 셋째 주화요일인 어제 아침 8시 30분 학교 성당에서는 성탄 미사가 열렸다. 아이가 꼭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왜냐하면 이번 성탄 미사 때 우리 반이 미사 중 행사를 담당하기 때문이었다. 미사는 1시간가량 걸렸다. 초등 1학교에서 4학년까지 전체가 미사에 참여했고, 학부모들도다수 참석했다.
둘째 주의 학예회는 오후 4시 반이라 일하는 파파들도 일찍 퇴근해서 참석을 했다. 학예회 소요 시간은 1시간 정도. 부모들을 따라온 어린아이들이 그럭저럭 견뎌줄 만한 시간이었다. 아이는 학예회 때 무대 위에서 좀 시무룩한 편이었다. 이유는 가운데 동방박사가 든 별을 셋이 같이 들거나 나눠서 들기로 했는데 학예회 때는 가운데 애가 혼자 드는 바람에 나머지 둘은 따라다니기만 해서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다 나쁘거나 좋기만 한 건 아닌 모양이다. 오늘 아침 학교로 가며 아이가 들떠서 말했다. 동방박사 때 좌우로 나란히 섰던 한 아이와 오전 간식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며. 우리 아이는 3학년 B반이고, 그 아이는 3학년 A반. 이름은? 들었는데 잊어버렸단다. 동병상련은 아이들도 친구가 되게 한다. 공감 능력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데 기본이니 별을 들지 못했던 두 아이가 별보다 빛나는 것을 배운 셈이다. 길게 보면 나쁜 경험이란 없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날에는 오전 10시 반부터 점심시간까지 학교 복도에서 초등반 벼룩시장도 열렸다. 우리 아이도 적극 참여했는데 아이는 자신의 물건들을 50센트/1유로/2유로로 세 종류로 구분해서 들고 갔다. 학교 방침도 마음에 들었다. 물건 가격은 20센트에서 5유로를 넘지 않아야 했고, 1학년들은 팔 수 없도록 했다. 아이는 미리 생각했던 가격보다 싸게 팔기도 하고, 같은 반 친구나 1학년들에게 공짜로 선물도 하며 나름의 벼룩시장 감각을 익혔다. 학교 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값진 공부였다.
12월은 가정과 학교와 거리의 다양한 행사 속에서 1년 중 가장 활기차고 바쁜 만큼 속도감이 느껴지는 달이다. 그래서 적응이 잘 안 되기도 하고. 이번 주 금요일은 성탄 방학. 독일은 겨울 방학이 길지 않고 12월 마지막 주와 1월 첫 번째 주에 2주 동안이 겨울방학이다. 여름방학이 6주이고 부활절을 비롯해 2주간 계속되는 방학이 수시로 있기 때문. 독일에 와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를 아이는 행복해했다. 거실 유리 테이블 위의 작은 트리를 제멋대로 장식하면서. 미사를 마치고 나오자 성당 외벽에 비쳐들던 12월의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