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친환경 아파트

남편의 새어머니를 방문하다

by 뮌헨의 마리


레아마리네를 방문하기 1주일 전 주말에는 레겐스부르크를 다녀왔다. 한 달 넘게 미국과 페루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신 새어머니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게 친환경 아파트! 레겐스부르크에만 이 회사(BTT) 친환경 아파트 단지가 몇 군데 있다.


레아마리네를 방문하기 전 주말에는 레겐스부르크를 다녀왔다. 한 달 넘게 미국과 페루 등 남미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신 새어머니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생각해 보니 2주째 주말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다. 3월 말에 방문할까 생각하다가 남편도 아이도 보고 싶으시겠다 싶어 여쭈었더니 당장 오는 주말에 오라 하셨다. 우리가 갈 때마다 새어머니가 차로 역에 마중을 나오셨는데 이번에는 여행의 노독이 안 풀리셨는지 택시비를 줄 테니 택시로 오라 하셨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새어머니와는 주로 내가 Whatsapp으로 소통하는데, 내가 그 말을 전하자 바이에른 티켓으로 방문하니까 버스를 타도 괜찮을 거라고 남편이 말했다. 일요일이라 버스 연계가 어떨까 속으로 걱정했는데 레겐스부르크 역 앞에서 걸어서 5분만 직진하니 버스 정류장에 우리 버스가 대기 중이었다. 새어머니댁은 레겐스부르크 시내에서 도나우강을 따라 서쪽으로 대단지 친환경 아파트다. 역에서 버스로 10분. 독일에서 이런 형태의 아파트 단지가 얼마나 많은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본 아파트 단지 중 최고로 멋지다.


건물은 6층 높이로 한 건물에 세 가구가 사는데 맨 꼭대기 층은 펜트 하우스를 한 가구가 통으로 쓴다. 새어머니는 이 펜트 하우스에 혼자 사시는데 사방이 통유리에 발코니가 딸려 있다. 심지어 천정도 유리라는 것. 밤하늘의 별을 보라고? 그건 아니고 일조량을 최대치로 고려한 조치겠다.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훌륭하다. 이 단지 안에는 오리가 사는 수로도 있는데 겨울에만 물을 뺀다. 여름날 수로를 따라 피어난 보랏빛 라벤다가 특히 아름답다.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단지 안에서 자전거도 탈 수 있다.



내게는 시어머니인 새어머니는 1945년생이시니 히피 세대로 볼 수 있겠다. 일탈과는 거리가 먼 타입이시라 그 세대가 향유했던 자유에 몸과 마음을 담그진 않으셨을 듯하다. 대신 건축일과 취미로는 사진을 하셨다. 직접 설계한 2층 집 지하에 암실까지 갖추고 사진을 인화한 전력이 있으시다. 한 마디로 예술가까지는 아니고 예술적 기질이 다분하신 분이다. 요즘 우리 아이가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호시탐탐 바바라 고모의 노는 기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이 기질이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요할 듯하다.


말이 나온 김에, 새어머니의 친환경 아파트 내부 인포도 궁금하겠는데 이게 조금 곤란하다. 올해 초 리스본 여행 첫날 뮌헨 공항에서 '며느리 글에 내 집 내부 사진 공개 원하지 않음!'이라고 단단히 못을 박으셨기 때문이다. 서운한 건 없다. 개인 사생활이 중요하니 당연하다. 다만 눈치껏 전면 사진 말고 일부를 간간이 브런치 글에 샌드위치 속처럼 써먹기는 한다. 감상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대충 설명하자면 방 3개에 개방형 거실과 다이닝룸이 연결. 다이닝룸 옆 키친. 아파트 전체에 발코니만 3개인가 4개다.


저 수로는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는 여름에 모기가 없으니 가능하지 않을까. 독일에 살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것 세 가지를 고르라면 모기 없는 것, 바퀴벌레 없는 것, 그리고 습도가 없어 곰팡이 염려가 없는 것. 신기하게도 싱가포르에 살 때 가장 안 좋았던 것 세 가지와 일치한다. 싱가포르의 도마뱀에는 오히려 빨리 익숙해졌다. 나중에는 그 작고 까만 눈이 내 눈에는 귀여워 보일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저러나 레아마리맘이 뮌헨에 언제까지 살 거냐고 묻길래 오래 살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싱가포르 간다고 짐 싸라, 하지는 않겠지?새어머니 여행 에피소드는 내일 써야겠다.


6층이 펜트하우스인 친환경 아파트 단지. 새할머니 발코니에서 찍은 옆 건물. 새할머니가 사시는 곳과 동일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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