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게 칭찬을 들었다

한국슈퍼 3

by 뮌헨의 마리


그날은 동료와 둘이서만 호흡을 맞췄다. 큰 무리 없이 바쁜 타임을 보내고 나자 동료가 말했다. 이제 나와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다고. 이 말을 듣고 나는 기뻤다.



지난주 금요일엔 알바를 쉬었다. 그날은 2주간의 부활절 방학 마지막 날이었다. 전날에는 남편이 시간을 내어 아이와 자전거를 타며 내 알바가 끝날 때까지 아이와 놀아주었다. 전날에는 또 함께 일한 지 만 두 달이 되어가는 동료가 나를 처음으로 칭찬한 날이기도 했다. 내 동료는 20대 중반으로 나보다 알바 경력이 8개월이나 빨랐다. 이 단순 알바 업계에서 8개월이란 일반 직장의 몇 년 치 경험에 맞먹는다고 나는 믿는다.


내 조카 나이 동료에게 나는 정중하게 대하는 편이다. 선임은 선임인 것이다. 어디서든 나이가 말하는 게 아니다. 일의 숙련도가 우선이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기민하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 게 단순 노동의 특징 아닌가. 주문이 정신없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눈과 귀를 열어두고 전체 상황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밥과 메인인 고기, 기름통에 넣어둔 만두, 반찬통과 소스들, 그릇과 수저의 수까지 두루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게 되는가 안 되는가가 관건.


지난주는 부활절 연휴라 계속 한가하다가 목요일에야 비로소 손님 숫자가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정신 못 차리게 바빴다는 뜻이다. 알바를 해보면 알겠지만 가게에 손님이 너무 없어도 그렇다. 화끈하게 많을 때가 마음 편하다. 목요일이 그랬다. 보통은 가게 주인과 동료와 나, 셋이 손발을 맞추면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그래 왔듯이. 그날은 가게 주인이 몸 상태가 안 좋은지 가게 카운터에 자주 엎드려 있었다.



그날의 메뉴는 돼지 불고기. 동료도 나도 둘 다 좋아하는 메뉴였다. 얇게 썬 돼지고기에 간을 해서 얼려놓았다가 당일 큰 통으로 하나씩 꺼내 불 옆에 두고 요리를 한다. 불 두 개 중 하나는 냄비에 계속 고기를 굽고, 다른 하나엔 구운 고기를 보충하며 숙주를 넣어둔다. 밥과 고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객의 수를 예상하고 밥을 더 할지 말 지를 결정하는 건 가게 주인의 몫이다.


그날은 동료와 둘이서만 호흡을 맞췄다. 큰 무리 없이 바쁜 타임을 보내고 나자 동료가 말했다. 이제 나와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다고. 이 말을 듣고 나는 기뻤다. 젊은 친구가 진중해서 어지간해서는 내가 하는 일에 토를 달지 않다가 몇 번 반복되면 알려준다. 사소한 지적이긴 해도 그때마다 나는 고마움을 표한다. 협력이 필요한 일은 질서를 따르는 게 낫다. 내게는 이러나저러나 같기 때문에.


금요일엔 남편이 바빴다. 아이를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하길래 전날 휴가에서 돌아온 율리아나와 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했다. 율리아나 할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 주시기로 했다. 아이의 자전거를 뒷마당에서 꺼내고 약속 장소까지 아이를 데려다주고 가게로 출발하려는데 톡이 왔다. 가게 주인이 몸이 안 좋아서 하루 쉰단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정기 휴가를 받는 기분이었다. 서둘러 내 자전거를 꺼내와서 동참했다. 그날 우리는 율리아나 할머니의 전두 지휘 하에 이자강을 따라 4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다. 이렇게 오래 자전거를 탄 적이 없었다. 신기했다. 단 한 번의 집중 트레이닝으로 2% 불안했던 자전거 타기가 이토록 만만해질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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