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옥토버페스트 중

호텔 3

by 뮌헨의 마리


주말 뮌헨에서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렸다. 그날은 독일 할머니로부터 팁 1유로를 받았다. 팁 1유로를 받고 그렇게 기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바이에른의 상징인 푸른색과 흰색으로 바뀐 냅킨



주말 뮌헨에서는 옥토버페스트 Oktobetfest가 열렸다. 이 기간에는 우리처럼 작은 호텔도 꽉 차서 조식 손님만 토요일 49명, 일요일 50명이었다. 2주 내내 그럴 것이다. 뮌헨에는 호텔이 몇 개나 될까. 구글에 검색해 보니 420개란다. 옥토버페스트 방문객은? 작년인 2018년도 기준 16일 동안 총 630만 명. 전년 대비 10만 명이 늘었다고 한다. 올해도 만만찮을 것이다. 토요일 일을 마치고 잠시 시내에 나갔더니 온 도시가 장터처럼 붐볐다. 날씨가 작년만큼 좋을 것 같지는 않다. 2주 째인 다음 주에 비 소식이 많다.


주말에는 일본인 한 쌍도 보았다. 이름을 보고 일본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숙박 명단이 키친에도 한 부 배부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우리 호텔처럼 작은 곳을 알고 찾아왔는지 신기했다. 이런 게 인터넷의 힘. 고객도 호텔도 윈윈이다. 다음 날엔 한국 손님 한 쌍도 왔다. 처음엔 한국 사람인 줄 모르고 프런트로 안내했는데 한국말이 들려와서 알았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었다. 마리아힐프 광장 부근에 머물다가 하루를 더 묵으려니 숙박비가 너무 비싸 우리 호텔로 넘어왔다고. 한마디로 뮌헨은 지금 숙박 대전이다.





호텔 조식 서비스에 팁을 받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주로 숙박료에 포함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일요일은 근무한 지 1주일 만에 두 번째 팁을 받았다. 며칠 묵던 젊은 여자 손님의 테이블을 정리하러 갔을 때였다. 테이블의 메인 접시 옆에 5유로 지폐가 놓여있었다. 보통 룸 열쇠만 들고 내려오기에 그 돈은 따로 챙겨 온 게 분명했다. 너무 바빠서 그날은 옆 테이블을 치우며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이런 경우 5유로는 5만 원권 가치와 맞먹는다. 나의 동료 미나와 옥토버 페스트 기간 중 임시로 일하는 리자랑 셋이서 나눴다.


그날은 독일 할머니 고객으로부터 팁 1유로도 받았다. 창가 1인석 자리에 조식 손님들 중 마지막까지 앉아계시던 분. 그래서 그날 우리의 분주한 몸놀림과 발걸음을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신 분이었다. 그날이 체크아웃 날이었는지 여행가방을 끌고 프런트에서 레스토랑 쪽으로 건너오셨다. 나를 보시고는 1유로 동전 하나를 손에 꼭 쥐어주셨다. 그리고 미나에게도 하나. 행운의 동전을 선물로 받은 기분이었다. 팁 1유로를 받고 그렇게 기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들만이 줄 수 있는 선물.



자전거 가게 윈도우 장식이 저렇게 예뻐도 되나?



주말 이틀 동안 호텔 일이 얼마나 바빴는지. 퇴근이 뭔가. 임시로 일하는 리자가 돕는데도 바빠 죽는 줄 알았다. 12시가 되자 리자 퇴장. 미나도 룸 청소가 급하다고 퇴장. 그럼 다음날 뷔페 준비는 누가 하나? 내가 했다! 치즈 쟁반 2개. 햄&살라미 2개. 과일과 생야채 모둠 쟁반 각 1개씩. 연어 훈제 1개. 총 7개 쟁반을 완성하고 퇴근한 것은 오후 3시 40분. 일요일에는 쿠헨 쟁반 1개와 애피타이저인 안티 파스티 쟁반 1개까지 총 9개. 이 중 치즈 쟁반 하나만 리자에게 부탁했다.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한다는 한국인의 저력과 괴력을 발휘한 시간이었다.


옥토버페스트가 유명하다는 것만 알았지 나도 그리 바쁠 줄 알았겠나. 바쁠 땐 왜 바쁜 일만 생기는지. 일요일엔 시어머니 댁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나도 오후 늦게 마치고 아이도 아파서 못 갔다. 토요일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이가 콧물을 계속 흘렸다. 밤에는 열도 났다. 할머니 댁에 안 가고 다음날 쉬고 싶단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음식 엄청 해놓고 기다리시고. 일요일 일을 마치고 오니 아이가 조금 괜찮아다. 답답하니 잠깐이라도 엄마랑 밖에 나가고 싶다는 걸 보니. 카페 이탈리에서 티라미수를 먹고 왔다. 시어머니도 주중에 한번 와서 음식 먹고 가라신다. 아무리 바빠도 그래야겠다. 애도 나았으니. 그런데 내 글쓰기는 어쩌나.



빅투알리엔 마켓 부근 호텔 외벽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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