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 돈도 번다. 큰돈은 아니지만 소중하다. 그 돈을 모아 매년 한국 가는 비행기표를 사야지. 목표가 있는 삶은 근사하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났다.
이른 아침 호텔에서 일하는 게 좋은 이유를 몇 가지만 나열하면 이렇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한 마디로 사람이 부지런해진다. 평생 안 되던 아침형 인간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춥고 캄캄한 겨울날 아침에도 이런 기분이 계속들지는 모르겠지만.
2. 피부에 좋은 스팀 마사지를 매일 한다. 접시와 찻잔을 한 단짜리 식기 건조대에 차곡차곡 쌓아서 식기 세척기 안으로 넣었다가 싱크대 위로 꺼내는 일을 하루에도 몇 번씩해보라. 자동으로 식기 세척기 안의 김을 쐬게 되는데 일명 '웰빙 스팀 마사지'. 내 인생을 통틀어 얼굴에 이런 호사를누려본 적이 없다,단 식기 건조대를 번쩍 들 기운이 있을 때까지만 가능하다.
3. 한 달에 몸무게 1킬로 빼기. 한국에서 돌아오니 몸무게가 3킬로 이상 늘었다. 빠져도 뭐 할 판에 쪄서 오다니! 한국 가기 전부터 예상했던일이긴 하다. 문제는 얼마나 늘어서 오나. 매일 삼시 세 끼를 먹었고, 밥을 사 준 사람들이 많았다. 먹을 땐 좋았는데 언제나그다음이 문제. 빼는 건 순전히 내 몫이었다.
구월 중순에 호텔 일을 시작하고 시월이 되자 1킬로가 빠졌다. 빼려고 한 건 아니고 저절로 빠졌다. 활동량이 많아서. 누구는 하루에 사과 하나만 먹고 20킬로 이상을 뺐다던데. 내가 좋아하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 말이다.<조커>를 연기하기 위해서. 스스로<조커>가 되기 위해서. 그러고도 남을 배우다. 추천 영화는 <앙코르 Walk the line>과 <그녀 Her>.
솔직히 매달 1킬로만 빠져도 어딘가. 호아킨만큼 뺄 필요도 없다. 내 목표는 소박하게 5킬로.
4. 물을 많이 마심.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물이 목으로 잘 넘어가지 않고, 물을 마시는 것을 곧잘 잊는다. 일을 시작한 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려고 노력 중이다. 생각날 때마다 주방과 홀을 오가며 한 잔씩. 하루 4~5잔 정도.
5. 잠을 잘 잔다. 내가 뮌헨에서 알바를 결심한 이유다. 몸을 많이 움직이고 바빠야 잠을 잘 잔다. 갱년기의 대표적 증세가 잠을 못 자는 것이다. 피로가 누적되고 예민해지기 쉽다. 잠시 겪어본 바로는 그랬다. 요즘은 밤에 글 쓰다 졸기 일쑤다. 푹 잔다. 숙면은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로 이어진다.
거기다 돈도 번다. 큰돈은 아니지만 소중하다. 그 돈을 모아 매년 한국 가는 비행기표도 사야지. 목표가 있는 삶은 근사하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났다. 남편도 도와주었다. 새벽 다섯 시에 출장을 간다고. 여러 모로 도움을 주는 물고기자리 남편이다. 내일은 호텔에 30분 늦게 출근한다고 말해야겠다. 남편이 내일 저녁에 돌아오니 아이 등교는 오랜만에 내 일이 되었다. 아이가 좋아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