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외출금지령

바이에른주 코로나 속보

by 뮌헨의 마리


독일은 어제 외출금지령이 내렸다. 시행 첫날인 토요일. 뮌헨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외출금지령이 내리기 전날인 어제 금요일(2020.3.20)에는 날씨가 이렇게 화창했다. 텅 빈 빅투알리엔 마켓.



독일의 바이에른주에는 어제 외출금지령이 내렸다. 토요일인 오늘부터 시행된다. 놀랄 일은 아니다. 하루 전에 바이에른주 총리로부터 예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심리적 충격을 덜기 위해서였는지 '외출금지령'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단 전국적인 이동 금지령은 아니다. 현재 독일의 상황은 생각보다 극단적이지 않다. 사재기는 이어지고, 아이들이 집에 있어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극도의 공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위나 그에 따른 불안감도 아직까지 없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외출금지령은 코로나 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21일부터 2주 동안 시행된다. 이러한 통행 제한 조치는 독일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로 어기면 벌금(25,000유로)이 부과된다. 바이에른 주가 이런 초강력 수를 둔 것은 독일 내에서 세 번째로 확진자 수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허용되는 건 단 세 가지. 출퇴근, 약품, 식료품 구매. 출퇴근도 재택근무가 불가한 사유서가 있어야 한다. 식당 등 모든 비필수 상점 폐쇄. 단체 활동도 금지된다.

바이에른주의 고민은 총리의 다음과 같은 성명에서 알 수 있다. '우리의 지식과 양심에 따라 취한 조치다. 우리로서도 이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았다.' 내가 놀란 것은 휴교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렇게 신속한 대처가 있나! 독일이 어떤 나라인가. 신속 정확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속이 터지도록 느려 터진 나라다. 이사 후 인터넷 설치에 한 달. 외국인증 신청 후 발급까지 최대 6주까지 기다리는 것도 예사다. 그런데 휴교령과 외출금지령은 두 번 다 말이 나오고 시행까지 단 하루가 걸렸다. 독일이 코로나 앞에 얼마나 속이 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독일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다음과 같다)

-2020.3.20일 오전 9시 기준 15,320명/44명

-2020.3.21일 오전 9시 기준 19,848명/67명



놀랍다! 외출금지령에도 조깅은 허락되다니. 사진은 영국정원의 중국탑 앞의 비어가든(쥐드도이치 짜이퉁 Süddeutsche Zeitug).



외출금지령의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세 가지 기본 사항 외에도 예외가 많다. 동물병원 방문 허용. 비혼 동거인 방문 허가. 노인, 환자, 장애인의 자택 방문 가능. 어린이를 동반해야 하는 경우와 장례식 참가도 가능하다. 운동도 가능. 단 홀로 산책이나 조깅의 경우와 가족이 산책을 하는 경우. 그리고 반려견과 산책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파티는 금지. 이웃집 아이 초대도 금지다. (외출금지령에도 허락되는 운동이라니! 외국인인 나로서는 놀랍다. 그런 게 법으로 허락되기도 하는구나.)


조깅은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산책은 모든 세대의 독일인들에게 중요한 생활의 일부다. 오죽하면 유모차를 밀며 조깅을 하겠나. 아이들이 앉은 무거운 수레를 연결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엄마 아빠들은 어떻고. 따라서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독일인이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산책 시간도 길다. 따라나서려면 단단한 몸과 마음의 무장이 필요하다. 독일 철학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런 대목이 내가 독일을 좋아하고, 독일을 떠날 수 없는 이유다. 합리적이라는 것. 숨통을 조이지는 않는다는 것.


오늘은 외출금지령 첫날인 비 내리는 토요일. 땅은 축축하고 공기는 차분하다. 이번 주 내내 화창한 날씨 덕분에 낮 기온도 따뜻했는데, 다음 주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나 역시 코로나 속에서도 한 주간의 출근을 무사히 끝냈다. 사람도 일도 차근차근 익혀가는 중이다. 기대했건 기대하지 않았건 내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일상에도 충실할 생각이다. 일도 계속할 것이다. 요양원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이니까.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기도 하고, 지금 이 순간 그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월요일 마트에서 사 온 튤립들도 꿋꿋이 버티고 있지 않은가. 저 여리디 여린 꽃들까지 말이다. 그러니 버텨야지. 이건 체념이 아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의지다. 꽃들처럼.



외출금지령 첫날인 토요일엔 비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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