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이 중 한국에만 있고 독일에는 없는 날이 뭘까요? 독일에는 어머니날만 있고,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이 없답니다.
독일 어머니날 Muttertag에 남편과 아이가 차려준 오후의 쿠헨!
그리운 샘.
오늘은 독일의 어머니날이었어요.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입니다. 어머니날이 일요일인 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직접찾아뵙지는 못했지만 보통은 날짜를 조정해서 양쪽 시어머니를 방문하지요. 아름다운 꽃다발과 함께요. 알리시아가 독일 유치원과 독일 초등학교를 다닐 땐 카드를 만들어 주더군요. 그 역시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생략되었답니다.대신 주말 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니 깜짝 선물로 클레멘스와 알리시아가 오후의 쿠헨을 준비했네요. 물론 빵집에서 샀지요.
양쪽 시어머니께 보내드린 어머니날 카드는 벌써 당도한 모양입니다. 두 분 다 크게 기뻐하셨어요. 클레멘스가 문구를 적고, 알리시아가 그림을 그리고, 클레멘스와 알리시아의 옛날 사진으로 제가 카드를 만들었지요. 완벽한 팀워크로 두 분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나니 큰 숙제를 마친 듯 홀가분합니다. 두 달 동안 지속된 외출금지령으로 지치셨을 독일의 시어머니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린 것 같아서요.
한국의 오월은 가족 행사가 많아 지출도 많고 마음의 부담도 큰 달이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이 중 한국에만 있고 독일에는 없는 날이 뭘까요? 독일에는 어머니날만 있고,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이 없답니다. '특별한 날'이 많은 것도 나쁘진 않지만 피곤할 때도 있지요. 한국 여성들에게 최고치는 제사와 명절이 아닐까요. 독일에도 크리스마스라는 최대의 명절은 있지만, 제사는 없습니다.
어머니날에 저런 꽃다발을 두 분 시어머니께 선물하려 했답니다.. (어머니날에 사진만 보내드렸는데도 무척 기뻐하셨음!)
샘.
알리시아는 내일부터 개학을 합니다. 매일오전 3시간만 수업을 한답니다. 한 반이 23명인데, 두 반으로 나누어 한 반은 담임샘이, 다른 반은 수녀님이 수업을 지도한대요.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쓰고요. 두 시간은 독일어와 수학. 나머지 시간은 기타 과목들을 돌아가며 배운답니다. 체육 시간은 없고요. 수업은 오전 08:45-11:45분까지입니다. 절친 율리아나는 같은 반이 됐는데, 짝꿍이었던 카타리나는 반이 갈렸대요. 둘은 매일 오후에 전화를 할 모양이에요.
내일은 김나지움에 원서도 넣는답니다. 김나지움은 최대 세 곳에순차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요. 동시 지원은 안 되고요. 입학 정원 때문에 1차 김나지움에 들어갈 수 없을 경우 해당 김나지움에서 2차와 3차 김나지움과 조율해서 입학을 도와준대요. 저희가 지원하는 김나지움은 집에서도 가깝고, 율리아나도 같이 신청한답니다. 위층의 오스카도 다니고 있고요. 알리시아가 지원할 김나지움의 가을 새 학기 정원은 120명. 1순위는 재학생들의 형제자매(30명), 영재반(30명)을 빼면 일반 입학생 정원은 60명입니다.
요즘 화상 수업은 줌 Zoom이 대세같네요. 지난 두 달 동안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화상 수업이 없었답니다. 대신 1주일에 한 번 이메일로 숙제를 내주고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지요. 알리시아의 절친 율리아나 남동생은 초등 1학년인데, 숙제가 너무 많대요. 읽기가 많은데, 엄마 아빠가 대신 읽어주고 설명까지 해줘야 한다나요. 선생님이 할 수업을 부모가 대신하는 수준이라며율리아나엄마가 힘들어하네요. 알리시아는 토요일 한글학교도 화상 수업, 2주에 한번 독일의 한국 과학자들이 운영하는 과학 캠프도 화상으로 참여 중이에요.
샘.
오월의 첫 월요일에는 무지개도 보았답니다. 늦은 오후에 소나기가 쏟아졌어요. 곧이어 해가 나왔고요. 무심코 부엌 발코니에서 밖을 바라보는데 세상에,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가 떴지 뭐예요! 독일에서 두 번째로 보는 무지개였답니다.첫 무지개는 작년 초 레겐스부르크의 새어머니 댁을 방문했을 때 보았지요. 오십이 되어도 무지개를 보니 가슴이 뛰었어요. 한국의 하늘도 계속 맑고 푸르기를 기도할게요. 오래전 오월에는 시를 쓴 적도 있는데, 언제 시심이 되살아나려나 모르겠네요. 다시 기운 내서 글쓰기에 매진하려 합니다.샘께 푸르른 편지도 더 자주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