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은현 변호사 Oct 31. 2020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



아, 어쩌다가 나는 작가가 되었을까! 수많은 답이 가능하겠지만, 그중에서 저는 제가 읽은 책들이, 또 그 책들을 질투하며 베껴 쓴 시간들이 저를 작가로 들어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강의를 위해 다시 과거에 읽었던 책들을 꺼내 손바닥으로 쓸어보았습니다.

삐뚤삐뚤 그어 놓은 많은 밑줄이 제 가슴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이 밑줄들이 만든 긴 흐름의 끝에 제가 서 있는 것이겠지요. 작가란 이렇듯 항상 밑줄 긋는 자이면서 밑줄 긋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몰두하는 족속일 겁니다.     


-천년 습작, 김탁환-          



   나는 언제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정확하게 기억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각종 글짓기 대회에 참가해 상을 타면서 나름 내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글쓰기에 재능이 있나?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입시에서 자유로워진,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막연하게  작가라는 꿈을 꾸어왔다.

     

   작가의 꿈을 안고 허기에 주린 아이가 밥을 먹어 치우듯, 손에 잡히는 대로 도서관의 책을 읽어 나갔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된 김탁환의 천년의 문장.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위의 문장에 밑줄을 긋고 또 그었다. 나 역시 김탁환 작가님처럼 늘 책을 읽으며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들을 질투했었고, 부러운 마음을 담아 그들의 문장을  흰 종이 위에 펜으로 꾹꾹 눌러 담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책들을 질투하며 필사했던 시간들의 끝에 내가 서있는 듯했다. 내가 그었던 수 많은 밑줄들의 끝에 지금의 내가 있기에,  지금도 밑줄을 그으며 내 마음에 와 닿은 문장들을 내 속에 꾹꾹 눌러 담아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밑줄 긋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그토록 되고 싶은 작가란 어떤 사람인 것일까?

각종 현 악기를 조화롭게 지휘하여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작가는 고독을 벗 삼아 종이 위에  자음과 모음을 섞어 아름다운 문장들을 창조하기 위해 매일을 홀로 고군분투하는 문장의 지휘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자음과 모음이 만나 새로운 문장을 창조하면, 누군가 그 문장 속에서 위로를 받고 그 문장이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그런 문장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작가의 이전글 밤과의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