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아주 많이. 책 읽고, 글을 쓰는 시간들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영화를 보는 일도 좋아한다. 대학시절 방학 때 한 달 정도 집안에서 두문분출하고 밤낮 없이 영화를 볼 정도로 무엇엔가 푹 빠져 지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나의 이런 성향 탓에 나의 대학시절 단짝 친구는 이제 방학 동안 너를 만날 수 없지 않냐며, 기말고사 마지막날 강의실 앞으로 날 보러 올 정도로 혼자 무언가를 하는 시간을 사랑한다.
대체로 탄탄한 스토리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몇 편의 영화에 심취해 푹 빠져 시청하고 나면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에너지가 충전되곤 한다. 영화에 결코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견고한 스토리와 반전미를 동시에 가진 M.나이트 샤밀란 감독의 영화를 가장 좋아했다. 요즘 보고 싶은 영화를 랜덤으로 감상하고 있는데,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시간들 속에서 그간소진된 나의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