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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May 21. 2022

시를 필사하는 시간5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류시화 시인


  살면서 어떠한 일에서든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일련의 과정 속에서 좋은 사람을 보는 기준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깔끔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며,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며, 무엇보다 줏대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혼자서도 행복하게 잘지내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다시, 나는 나의 제대로 된 삶을 되찾고자 한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채워나가야겠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그리고 알랭드 보통의 ‘불안’.그리고 왔다갔다 들추어 보는 다양한 책들. 보통의 나날들로 다시 돌아와 평온하게 내 삶을 영위할 것을 생각하니 설레는 밤이다. 보던 영화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흉터의 문장  

   


흉터는 보여준다

네가 상처보다 더 큰 존재라는 걸

네가 상처를 이겨 냈음을        

  

흉터는 말해 준다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남았음을          


흉터는 물에 지워지지 않는다

네가 한때 상처와 싸웠음을 기억하라고

그러므로 흉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그러므로 몸의 온전한 부분을

잘 보호하라고          


흉터는 어쩌면

네가 무엇을 통과했는지 상기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화상 입힌 불의 흔적

네가 네 몸에 새긴 이야기     

완벽한 기쁨으로 나아가기 위한

완벽한 고통     


흉터는 작은 닿음에도 전율하고

숨이 멎는다

상처받은 일이 잊지 말라고

영혼을 더 이상 아픔에 내어 주지 말라고     


너의 흉터를 내게 보여 달라

나는 내 흉터를 보여 줄 테니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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