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네가 싫은 이유
마림(眞林)
네가 싫은 이유를 생각해 보면
대수롭지 않다.
그저 싫다고 말하기 싫어서
더 싫어졌을 뿐.
싫은 걸 싫어하는 일은
몹시 쉬우나,
싫은 걸 싫다고 말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내가 너를 싫어하면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테니,
돌이켜 보면
뭐가 싫은지도 모르겠다
내가 너를 싫어함으로써
네가 나를 싫어하는 일을
또 싫어해야 하는지,
네가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는 일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
결국,
내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