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기대
마림(眞林)
내일을 기대하며
끝없는 동굴을 헤엄쳤다.
너에게 기대지 않고
기대하지 않으려
발버둥 쳐봐도
무모한 마음은
끝내 가라앉았다.
기대하지 않으면
혼자 웃을 테지만
울고 싶어
다시 네게 기댄다.
기대는 것이
무게가 줄 거라는 기대는
역시나 어리석었다.
너에 대한 기대는
등이 더 무거워질 뿐,
그저,
깃털 같은 네가
언제든 내게 기댈 수 있게
기대 없이
살아가기를
그저, 기대할 뿐.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