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일별(一別)
마림(眞林)
일별하듯 스치는 얼굴이
어둠 속에 흘러가고
나는 내처 걸어내며
새로운 숨을 갈망한다
말하지 못한 마음은
묵연한 비가 되어,
열없이 웃던 너의 모습
옆에 내린다
수련처럼 지켜온 마음이
마침내 목시(默視) 없이
온전히 드러나는 밤
흘러간 시절을
마침내,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